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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솔 지분 활용 고민하는 LG화학…위기 극복·미래 경쟁력 키울 '카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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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솔 지분 활용 고민하는 LG화학…위기 극복·미래 경쟁력 키울 '카드' 될까

LG화학 가지고 있는 LG엔솔 지분 활용 시사
지분 81.2% 보유...지분 가치 약 75조원 달해
"LG엔솔 지분 가치에 다시 한번 주목 해야"
LG에너지솔루션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파크원 전경.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파크원 전경. 사진=글로벌이코노믹
LG화학이 신사업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활용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석유화학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투자 재원 마련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가지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81.2%)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G엔솔 지분을 전략적으로 사용 가능한 자원으로 보고 있다"며 "가지고 있는 지분이나 다른 자산을 적기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물적 분할돼 설립됐다.

이 같은 판단은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 부진과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 등 중장기 성장 투자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석유화학 부문은 업황 악화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2024년 3분기 29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올해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누적 적자액은 2760억원에 달한다. 업황 악화로 올해 하반기와 내년 실적 전망도 어둡다.

LG화학은 비핵심 자산 매각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 전환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2021년 3대 신성장 동력(친환경 소재·전지 소재·신약) 육성을 위해 올해까지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뒤 비핵심 사업 정리에 나섰다
지난해 말 편광판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한 데 이어 올해는 첨단소재사업본부 내 워터솔루션(수처리 필터) 사업과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에스테틱 사업을 정리했다. 최근에는 비스페놀A(BPA) 사업부 매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미국 양극재 공장, 충남 대산 친환경 바이오 원료(HVO) 등 고부가가치 사업 투자는 확대하고 있다.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최근 자회사 주가가 상승세를 탄 것도 지분 활용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더 많은 자금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14일 종가 기준(39만4000원) 보유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가치는 약 75조원에 달한다.

1년 전(33만7000원·약 64조원)보다 10조원 가량 증가했다. 앞서 지분율을 70~8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을 고려했을 때 약 10조원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상법개정안을 계기로 지금까지는 막연한 기대감으로만 존재해왔던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활용이 연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자회사 지분가치에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은 점차 걷혀가며 석유화학 적자 탈피를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양극재는 트럼프의 정책 상 실적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어려운 현재를 타개하기 위한 시작점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활용에서부터 비롯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