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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AI 생태계 마중물 되자"…그룹 차원 연대·분업 모델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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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AI 생태계 마중물 되자"…그룹 차원 연대·분업 모델 구축

계열사 역량 결집·파트너 협력 확대
SK 내부 혁신 넘어 산업 생태계 확장
파트너 연대로 국내 AI 전환 속도전 돌입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 전환의 핵심 조건으로 운영개선(O/I)과 본업 기반의 도메인 지식 축적을 다시 강조했다.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프로세스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다진 뒤에야 AI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SK는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체제를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솔루션 공급까지 아우르는 종합 사업자로의 진화를 추진하며 AI 시대의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6∼8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5 CEO 세미나 폐회사에서 "운영개선을 잘해야 그 위에 AI를 쌓을 수 있다"며 "기본기를 다지지 않은 상태에서 AI 전환을 시도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세스를 잘 만들어놓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지속해서 확인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AI 도입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조직·문화·운영체계의 문제를 SK도 예외 없이 풀어야 한다는 현실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번 세미나에는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계열사 CEO와 임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O/I를 지속 추진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AI 시대에 맞게 비즈니스 코어를 재편하는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제조·통신·에너지·물류 등 각 사업 영역에서 AI가 실제 비용 효율과 운영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현장 중심의 점검 체계가 필수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최 회장은 본업 기반의 도메인 지식 확보를 AI 경쟁의 분기점으로 지목했다. 그는 "도메인 지식 없이 AI만 적용해서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며 "본업에서 축적된 경험을 기반으로 해야 AI 활용의 속도와 성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AI 모델 개발 경쟁이 아닌, 산업 생태계 전반에서 '실행력 있는 AI'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이다.

SK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넘어 AI 인프라와 서비스까지 결합한 종합 솔루션 사업자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고성능 메모리,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와 전력 운영 등 그룹 계열사의 역량을 묶어 고객에게 최적화된 AI 기반 운영 효율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최 회장은 "멤버사 간 역량 결집과 파트너와의 개방적 연대가 필요하다"며 "대한민국 AI 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하자"고 제안했다. 향후 SK하이닉스의 HBM 고도화,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 인프라, SK E&S의 전력 효율 운영 등이 그룹 단위에서 연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세미나에서는 안전·보건·환경(SHE)과 정보보안, 준법 경영 등 기업 운영의 기본 가치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경영진은 그룹 차원의 안전 경쟁력 제고와 실행력 강화 과제를 점검하고, 이를 AI 기반 관리 체계와 연계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했다.

SK 관계자는 "O/I는 재무구조 개선 차원을 넘어 사업 경쟁력을 뿌리부터 다시 점검하는 과정"이라며 "AI 전환기에서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대응해 국가경제와 이해관계자에게 지속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