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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리더십으로 다시 뛰는 현대차…미국 진출 40년, 품질을 넘어 전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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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리더십으로 다시 뛰는 현대차…미국 진출 40년, 품질을 넘어 전략으로

엑셀 수출로 연 미국 시장, 품질 혁신·현지 투자로 ‘메인스트림’ 정착
HMGMA 준공·210억달러 투자…관세·전동화 파고 넘을 시험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미국 진출 40년을 맞은 현대자동차가 정의선 회장의 전략적 리더십을 축으로 품질 혁신과 현지 투자를 결합하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미국 진출 40년을 맞는 현대차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1986년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전륜구동 승용차 ‘엑셀’을 수출하며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 현대차는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진출 첫해 16만 대, 이듬해 26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단숨에 주목받았다. 하지만 초기 품질 관리와 정비 인프라 부족으로 브랜드 신뢰도에 상처를 입으며 성장의 한계를 경험했다.

이 위기를 돌파한 전환점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 경영’이었다. 1999년 도입한 ‘10년·10만마일 보증’은 품질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한 승부수였고, 이후 현대차는 품질·안전·성능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으며 체질을 바꿨다. 그 결과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단순한 가성비 브랜드를 넘어 신뢰 가능한 메이커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 기반 위에서 정 회장은 현대차의 미국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품질을 기본값으로 삼고, 안전과 상품성, 디자인 경쟁력을 결합해 브랜드 위상을 재정의했다. 그 성과는 각종 글로벌 평가에서 확인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충돌 안전 평가에서 2년 연속 ‘가장 안전한 차’ 최다 선정 기록을 세웠고, J.D.파워의 2025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도 글로벌 자동차그룹 가운데 최상위 성적을 거뒀다.

판매 성과도 뚜렷하다.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약 89만6000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 연간 최다 판매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단기 프로모션이 아닌 상품 경쟁력과 브랜드 신뢰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 회장의 리더십은 투자 전략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조지아주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하며 미국 생산 120만 대 체제 구축에 나섰다. 오는 2028년까지 자동차, 부품,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분야에 총 2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는 관세 리스크와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동시에, 미국 시장을 글로벌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전기차 보조금 종료와 관세 부담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로 선택지를 넓히는 유연한 대응 역시 정의선 체제의 특징으로 꼽힌다. 다만 남아 있는 15% 관세, 테슬라와 중국 업체의 공세, 소프트웨어기반차(SDV)와 자율주행 경쟁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미국은 현대차의 최대 수출 시장이자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다. 미국 진출 40년을 맞은 현대차가 정 회장의 리더십을 앞세워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또 한 번의 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