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의존 속 공급 불안 반복
대체 수입선·비축유 대응 한계
유가 상승 부담 실물경제로 확산 우려
대체 수입선·비축유 대응 한계
유가 상승 부담 실물경제로 확산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국내 에너지 수급 취약성이 다시 드러나면서 수입 구조 다변화 등 에너지 수급에 대한 구조적인 개편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정 지역에 집중된 원유 수입 구조와 해상 운송 의존이 맞물리며 공급 불안이 재현되고 있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비축유 방출과 대체 수입선 확보 등 대응이 이뤄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유사한 위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리스크로 인한 국내 수급 구조의 취약성 재현은 단순히 지정학적 리스크로 보기 어렵다는 데 동의한다. 이미 과거에도 중동 불안이 있을 때 마다 에너지 위기는 있었고,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상 정부와 업계가 자초한 셈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수급 구조가 쉽게 바뀌지 않는 점은 근본적인 문제로 지목된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국내 정유 플랜트는 중동산 두바이유 같은 중질유를 정제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경질유를 사용하는 다른 지역 원유를 도입할 경우 공정 문제와 비용 증가, 환경 부담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구조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정유 설비 특성과 투자 환경이 맞물리며 수입선 다변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 변수에 따라 수급 불안이 반복되는 패턴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업계는 비축유 방출과 함께 대체 수입선 확보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유 교수는 “국내 하루 소비량이 약 280만 배럴 수준인데 확보 가능한 물량만으로 장기간 수요를 충당하기는 어렵다”며 “비축유 역시 약 2억 배럴 수준으로 일정 기간 버틸 수는 있지만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수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은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한 20% 정도 차질이 있는 상황이고 그중에서 실제로 한 10% 정도는 이미 막혀 있는 상황”이라며 “이 상황이 지속되면 4월부터는 재고를 쓰는 구간이라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에너지 가격 상승은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제품은 물론 물가 전반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기 충격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정 지역 의존 수입 구조와 정유 설비·정책 환경 등이 맞물리며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중장기 에너지 정책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유경·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oiyui@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