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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佛 주도 40개국, 호르무즈 재개방 연합 구성…항모·타이푼·기뢰제거함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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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佛 주도 40개국, 호르무즈 재개방 연합 구성…항모·타이푼·기뢰제거함 총출동

휴전 이후 즉시 투입 목표…트럼프 이란 제안 거부로 평화 전망 '안갯속'
EU 아스피데스 확대 검토·네덜란드 참여 논의 중…유럽 독자 해상안보 시험대
영국 해군 Type 45 방공구축함 HMS 드래건이 중동 지역 임무를 위해 출항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주도의 40개국 이상 다국적 해상임무(MMA)는 지속 가능한 휴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목표로 항모·구축함·기뢰제거함·무인드론정을 총동원하는 유럽 주도 최대 규모 해상 군사 연합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영국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해군 Type 45 방공구축함 HMS 드래건이 중동 지역 임무를 위해 출항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주도의 40개국 이상 다국적 해상임무(MMA)는 지속 가능한 휴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목표로 항모·구축함·기뢰제거함·무인드론정을 총동원하는 유럽 주도 최대 규모 해상 군사 연합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영국 국방부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40개국 이상 규모의 다국적 해상임무(MMA·Multinational Military Mission)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목표로 구체적 전력 투입 계획을 공개했다. 항공모함·구축함·조기경보기·기뢰제거함·무인드론정까지 망라하는 이번 연합은 사실상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유럽 주도 해상 군사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한국에서 수입하는 에너지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호르무즈의 재개방 여부는 우리 경제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방산 전문 매체 브레이킹디펜스(Breaking Defense)는 15일(현지 시각) 국제 다국적 군사임무 참여국들이 공개한 전력 투입 계획을 종합 보도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지난 4월 국제 정상회의를 공동 주재해 "독립적이고 순수 방어 목적의 다국적 임무로 상선을 보호하고 상업 선주들을 안심시키며, 지속 가능한 휴전 합의 이후 가능한 한 빨리 기뢰 제거 작전을 수행한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타격이 시작된 이후 이란에 의해 사실상 봉쇄 상태다. 4월 이후 휴전이 유지되고 있으나 걸프 국가들이 드론 공격 피해를 보고하는 등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최신 평화 제안을 소셜미디어에서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TOTALLY UNACCEPTABLE)"고 거부하면서 항구적 평화 합의 전망도 안갯속이다.

英 HMS 드래건·크라켄 드론정 출격·佛 샤를드골 항모 사전 배치

현재까지 공개된 국가별 투입 전력은 다음과 같다.

영국은 HMS 드래건(HMS Dragon) Type 45 방공구축함,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자율 기뢰탐색체계, 무인드론정 체계를 패키지로 투입하기로 했다. HMS 드래건은 씨 바이퍼(Sea Viper) 대공미사일 체계를 탑재해 10초 내 8발 발사가 가능하며, 이미 중동 지역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카타르와 공동 운용 중인 타이푼 전투기는 호르무즈 상공 항공 초계 임무를 즉각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 모듈형 비하이브(Beehive) 체계 기반의 크라켄(Kraken) 고속 자율 드론정도 투입돼 위협 탐지·추적·무력화를 담당한다.

프랑스는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드골(Charles de Gaulle)을 중심으로 다수의 프리깃함과 상륙헬기강습함을 제공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샤를드골 항모전단이 동지중해와 홍해 지역에 전진 배치 중이며 일부는 다국적 임무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는 보잉이 제작하고 공중·해상 목표를 동시 추적하는 노스럽그루먼 MESA 레이더를 탑재한 E-7A 웨지테일(Wedgetail)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를 제공한다.

벨기에는 기뢰제거함 프리뮬라(Primula)를 발트해에서 지중해로 이동시켰다. 테오 프랑켄(Theo Francken) 벨기에 국방장관은 4월 28일 애틀랜틱 카운슬에서 "영국·프랑스 연합이 준비되면 우리도 준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풀다(Fulda) 기뢰제거함과 모젤(Mosel) 군수지원함을 지중해에 사전 배치했다.

이탈리아는 기뢰제거함 리미니(5561 Rimini)와 크로토네(5558 Crotone), 초계함 라이몬도 몬테쿠콜리(P432 Raimondo Montecuccoli), 군수지원함 아틀란테(A5336 Atlante)를 투입할 예정이다. 리미니는 수심 최대 약 600m의 해저 물체를 식별 가능한 첨단 소나와 원격조종차량 2기를 갖춘 기뢰 특화 함정이다. 네덜란드는 투입 자산을 현재 적극 논의 중이다.

EU 아스피데스 21개국 확대 검토…"유럽 독자 해상안보의 시험대"


EU도 이번 임무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카야 칼라스(Kaja Kallas)는 "아스피데스 작전이 이미 홍해 선박 보호에 결정적 기여를 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까지 활동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며 "다만 이는 작전 계획 변경이 필요하며 EU 회원국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2024년 출범한 아스피데스는 홍해·인도양·걸프 해역 상선 보호를 목적으로 하며 현재 21개 참여국·3척의 함정으로 운용 중이다.

이번 연합이 갖는 더 큰 함의는 지정학적 맥락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주둔 미군 감축과 NATO 역할 축소를 시사하는 상황에서, 유럽이 미국의 공백을 자체적으로 메우며 독자 해상안보 역량을 실증하는 첫 대규모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다국적 임무는 유럽이 NATO 틀을 넘어 독자적으로 글로벌 해상안보를 운영할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라며 "성공 여부에 따라 유럽 방산 자율성 논의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