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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청정에너지 투자 ‘세계 전역’ 압도… 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패권’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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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청정에너지 투자 ‘세계 전역’ 압도… 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패권’ 쥐었다

2019~2025년 글로벌 투자액 1.1조 달러 중 절반 이상 독식… 美의 2배 수준
1,360억 달러 해외 공장에 투입… 관세·우회 무역 장벽 뚫는 中의 외교 전략
이란 전쟁발 에너지 위기가 촉매제… 태양광·배터리 공급망 지배한 中에 '막대한 횡재'
2026년 1월 12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톈창의 호수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점검하는 작업자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1월 12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톈창의 호수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점검하는 작업자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이 지난 수년간 전 세계 다른 모든 국가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자금을 청정에너지 부문에 쏟아부으며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역설적으로 중국의 청정기술 독점 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각) 미국의 연구기관 아틀라스 퍼블릭 폴리시(Atlas Public Policy)가 발표한 2019~2025년 글로벌 청정에너지 투자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전 세계에서 집행된 총 1조 1,000억 달러의 투자금 중 절반 이상이 중국 기업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지출한 금액을 더해도 중국 한 나라의 투자 규모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美 투자액의 2배 이상… 해외 공장 건설로 무역 장벽 무력화


중국이 이 기간 5,000억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청정에너지에 투입하는 동안,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유치한 투자금은 2,360억 달러로 중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미국 내 투자액 중 미국 현지 기업의 비중은 40%에 불과해, 미국의 청정 제조업 부문이 외국인 직접 투자에 심각하게 의존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중국의 외교·경제 전략은 단순히 내수 시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중국은 전체 투자금 중 약 1,360억 달러를 해외 청정기술 공장 건설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이에 대해 언론 매체 세마포르(Semafor)는 "미국과 유럽의 엄격한 관세 및 무역 장벽을 우회하여 새로운 시장에 정착하기 위한 중국의 고도로 의도적인 전략"이라고 평했다.

이란 전쟁이 가져다준 뜻밖의 '막대한 횡재'

중국이 구축한 독점적 공급망은 최근 발발한 이란 전쟁발 에너지 위기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실리를 챙기고 있다. 미·이스라엘 연합군의 이란 공격 이후 글로벌 화석 연료 공급망이 마비되고 가스 및 석유 가격이 치솟자,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압박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리튬이온 배터리, 태양광 패널, 풍력 발전기, 전기차(EV) 등 핵심 청정기술 분야에서 그 어떤 경쟁사도 흉내 낼 수 없는 저렴한 단가의 대량 생산 체제를 완성해 둔 상태였다.

따라서 전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도입 급증은 곧바로 중국 청정 제품의 수출 폭증으로 이어져 베이징 당국에 막대한 횡재를 안겨주고 있다.

미국 포브스(Forbes)지는 "과거 청정에너지는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도덕적 의무로 소비되었으나, 이제는 가격 안정성과 공급 회복력을 지키기 위한 경제적·지정학적 필수성이 되었다"고 진단했다. 즉, 위기 상황에서 가장 안전한 에너지 완충력을 갖춘 국가가 바로 중국이라는 뜻이다.

서방의 딜레마: 에너지 안보 위기와 미국의 '적대적 대응'


지구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이 친환경 체질로 전환하는 것은 기후 변화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지만, 국제 사회는 극심한 지정학적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인프라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재정난 국가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들이미는 중국산 기술에 완전히 종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계 싱크탱크 룸(Rhum)은 보고서를 통해 특히 유럽이 직면한 딜레마와 미국의 정치적 보복 위험을 경고했다.

룸은 "유럽이 중국의 저탄소 기술을 도입할 때 발생하는 가장 큰 국가 안보 위험은 기술 그 자체의 결함이 아니다"라며 "중국산 기술을 수용하는 동맹국들을 향해 미국이 가할 거칠고 적대적인 외교·통상적 보복 대응이 더 큰 위험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중국과 서방 세계 간의 청정에너지 제조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면서, 재생에너지가 미래 글로벌 패권 구도를 흔드는 가장 치명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