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세금 투입된 전기차 보조금, 단순 구매할인과 본질 달라
소비자 선택권 앞세운 비판 여론, 국책사업 취지부터 다시 봐야
소비자 선택권 앞세운 비판 여론, 국책사업 취지부터 다시 봐야
이미지 확대보기정부도 2026년 보조금 개편 방향을 '내연기관 차의 전기차 전환 촉진'과 '지속가능한 국내 전기차 생태계 조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제도를 놓고 "내가 사고 싶은 차에도 똑같이 줘야 한다"고 말하는 순간, 국책사업은 쇼핑 지원금과 할인쿠폰으로 추락한다.
7월부터 시행될 올해 제도만 봐도 성격은 분명하다. 정부는 2026년 전기차 관련 예산으로 총 1조5953억7000만 원을 편성했고, 전기승용 예산은 7800억 원이다. 여기에 기존 내연기관 차를 처분하고 전기차로 전환하면 최대 100만 원의 전환지원금도 새로 붙였다. 시장을 친환경차 중심으로 더 빨리 움직이겠다는 뜻이다.
보조금은 애초에 차등 지급이 전제된 제도다. 전기승용차는 기본가격 5300만 원 미만이면 100%, 5300만 원 이상 8500만 원 미만이면 50%, 8500만 원 이상이면 보조금이 없다. 충전속도와 안전계수도 반영된다. 국민 세금을 쓰는데 가격과 성능, 안전성을 따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세금은 원래 아무 기준 없이 나눠주는 돈이 아니다.
물론 소비자 선택권은 중요하다. 수입 전기차를 사든, 국산 전기차를 사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선택의 자유와 세금 지원의 동일 배분은 다른 문제다. 사고 싶은 차를 살 자유가 있다고 해서 그 모든 선택에 국민 세금이 같은 비율로 따라붙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공적 재정은 취향을 보상하는 돈이 아니라 정책 효과를 겨냥해 배분하는 돈이다.
한국도 이제 보급 숫자만 늘리던 단계를 지나 어떤 전기차 생태계를 키울지 따지는 국면에 들어섰다. 그렇다면 국민 세금이 국내 전환 효과와 산업 기반 강화에 더 기여하는 방향으로 설계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오히려 세금을 더 정교하게 쓰겠다는 정부를 두고 '혜택을 빼앗는다'라고 몰아가는 것이야말로 논점을 흐리는 일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누군가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소비쿠폰이 아니다. 세금은 원래 불편한 기준을 동반한다. 그래야 공익이 선다. 국민 세금으로 짜인 국책사업을 개인의 당연한 할인으로 바꿔 부르는 순간, 정책은 약해지고 세금의 명분도 흐려진다. 전기차 보조금을 혜택이라 부를 수는 있어도 그것이 본질이라고 우겨서는 안 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