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사상 최대, 미국은 보조금 종료 여파로 후퇴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지난달 200만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전체 판매 증가세와 달리 주요 시장의 흐름은 뚜렷하게 갈렸다.
유럽은 정부 지원과 저가 모델 확대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한 반면 미국은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이후 성장 동력이 약해졌다. 중국도 내수 둔화 속에 수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의 자료를 인용해 6월 기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200만대에 달했다고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올해 1~6월 누적 판매는 960만대로 집계됐다. 6월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7%, 전월보다 11% 늘었다. 세계 전기차 수요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역별 격차는 더 커지는 모습이다.
◇ 유럽, 전기차 성장 이끈다
유럽은 6월 세계 전기차 시장의 가장 강한 성장축이었다. 유럽 전기차 판매는 53만대로 전년 동월보다 31%, 전월보다 28% 늘었다. 6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 포르투갈은 월간 전기차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정부 인센티브와 높은 휘발유 가격, 저렴한 전기차 선택지 확대가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의 조지 휘트컴 선임 전기차 애널리스트는 “유럽이 또 한 번의 기록적인 판매를 바탕으로 주요 성장 동력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소형 전기차 출시도 본격화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부족했던 저가 모델이 늘어나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도 손실을 감수하는 실험적 전기차가 아니라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소형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폭스바겐도 6월부터 유럽에서 저가 전기차 제품군 공급을 확대했다. 폭스바겐 ID.폴로, 쿠프라 라발, 스코다 에픽 생산이 시작되면서 유럽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낮은 가격대의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 미국, 세액공제 종료 뒤 힘 빠져
북미 시장은 유럽과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북미 전기차 판매는 6월 13만대로 전년 동월보다 13%, 전월보다 9% 줄었다. 올해 누적 판매도 73만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했다.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는 북미 전기차 판매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미국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이후 약해진 정책 지원을 꼽았다.
미국 전기차 판매가 급격히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성장세가 둔화한 것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소비자 세액공제가 사라지면서 가격 부담이 커졌고, 전기차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GM과 포드의 순수전기차 판매도 전체 미국 전기차 시장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는 전기차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어 단기 판매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에서는 중국산 전기차 수입과 관련한 변화가 나타났다. 중국 지리그룹 산하 로터스는 중국에서 생산한 일렉트라 SUV를 이달 초 캐나다에 처음 선적했다. 이는 캐나다의 관세할당 협정에 따른 것으로 최대 4만9000대의 중국산 전기차가 기존 100% 추가 관세보다 낮은 6.1% 관세로 들어올 수 있다.
◇ 중국, 내수 둔화 속 수출 확대
중국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보다 약해졌다. 중국의 6월 전기차 판매는 100만대로 전년 동월보다 11% 줄었다. 올해 누적 판매도 49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내수 둔화를 수출로 돌파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6월 거의 50만대의 신에너지차를 해외로 보냈다. 월간 기준으로 또 한 번의 수출 신기록이다.
유럽은 중국 업체들에 여전히 중요한 기회 시장이다. 유럽연합이 2024년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한 이후 중국 업체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이 전략은 효과를 내고 있다. 중국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유럽 판매는 계속 늘고 있다. 다만 유럽연합이 향후 관세 대상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까지 넓힐 경우 중국 업체들의 수출 전략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
◇ 기타 지역은 98% 급증
중국, 유럽, 북미를 제외한 기타 지역의 전기차 판매는 빠르게 늘었다. 기타 지역의 6월 전기차 판매는 30만대로 전년 동월보다 98% 증가했다. 올해 누적 판매도 14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늘었다.
이는 전기차 확산이 일부 선진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동남아시아와 남미, 중동 등에서도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으며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이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 전체로 보면 전기차 판매는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장의 질은 지역별로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은 정책 지원과 저가 모델 확대가 맞물리며 성장세를 키우고 있다. 미국은 세액공제 종료 이후 가격 부담이 커지며 뒤처지고 있다. 중국은 내수 성장 둔화를 수출 확대로 메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