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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아이폰 비구매 시즌’ 공식 흔든 메모리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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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아이폰 비구매 시즌’ 공식 흔든 메모리 쇼크

WSJ “프로는 기다리고 기본형은 지금도 선택지”…애플워치·홈팟은 신제품 대기
애플 아이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애플 아이폰. 사진=로이터
애플 제품을 사기에 여름은 통상 좋지 않은 시기로 꼽힌다. 애플이 매년 가을 새 아이폰과 주요 하드웨어를 공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으로 판단이 복잡해졌다. 고급형 아이폰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커졌고, 일부 저가형 모델은 내년까지 새 제품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모리 칩 부족이 애플의 가을 하드웨어 출시 전략과 가격 정책을 흔들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통상 새 제품 발표를 앞두고 구매를 미루는 것이 유리했지만 올해는 제품군별로 접근이 달라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이미 맥북 에어, 맥북 프로, 맥북 네오,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프로의 가격을 올렸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9월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 프로 모델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에 쏠리고 있다.

◇ 아이폰 기본형은 지금도 선택지


아이폰은 제품군에 따라 판단이 갈린다.

기본형 아이폰과 보급형 e 시리즈는 지금 사도 비교적 무리가 적은 제품으로 분류됐다. IDC의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부사장은 “애플이 차세대 기본형 아이폰이나 초박형 에어 모델을 내년 봄까지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가격은 100달러(약 15만원)가량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치우 러쉬안 리서치 매니저는 “출시 시기를 나누면 애플이 제조와 메모리 칩 수요를 연중 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공급난이 심한 상황에서 한꺼번에 여러 모델을 대량 생산하는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현재 아이폰17도 가격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밥 오브라이언 이사는 “애플이 더 비싼 아이폰18을 내놓더라도 아이폰17을 현재 시작가 799달러(약 120만원)에 계속 판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고급 카메라나 최상위 성능이 필요하지 않은 소비자라면 아이폰17 또는 더 저렴한 아이폰17e가 현실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

◇ 프로 모델은 가격 인상 가능성


반대로 아이폰 프로 모델은 지금 구매를 서두르기보다 가을 발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9월 애플 행사가 프로 모델과 새 폴더블 아이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18 프로의 시작가는 전작보다 200달러(약 30만원)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의 부품 원가 추정과도 맞닿아 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은 고급형 모델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프로 모델은 더 많은 메모리와 고성능 칩, 고급 카메라 부품을 필요로 한다. 애플이 원가 상승분을 모두 흡수하기보다 일부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커진 배경이다.

다만 가격 인상이 부담스럽지만 프로급 카메라와 배터리가 필요한 소비자는 이전 세대 리퍼비시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애플의 AI 기능 상당수는 아이폰15 프로나 아이폰16 프로에서도 쓸 수 있다. 다만 앞으로 나올 고급 온디바이스 AI 기능은 아이폰17 프로 이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폴더블 아이폰은 초고가 예상


올가을 가장 주목받는 신제품은 폴더블 아이폰이다.

애플은 미래 제품에 대해 공식 언급을 하지 않지만 WSJ는 애플이 접히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와 구글의 폴더블폰처럼 바깥쪽에는 일반 화면이 있고, 책처럼 펼치면 더 큰 내부 화면이 나타나는 형태로 예상된다.

제로니모 부사장은 폴더블 아이폰 가격이 약 2500달러(약 376만원)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이는 기존 아이폰 프로 모델보다 훨씬 높은 가격대다.

폴더블 아이폰은 애플에 새로운 성장 카테고리를 열 수 있지만 초기 가격 부담은 클 가능성이 크다. 접히는 디스플레이와 힌지, 내구성 설계, 배터리 배치,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모두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폴더블 아이폰은 대중형 교체 수요보다 초기 프리미엄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에어팟은 구매해도 무리 적어


아이폰 외 애플 제품은 제품별로 신호가 다르다.

에어팟은 지금 사도 비교적 무리가 없는 제품으로 꼽혔다. 올해 새 모델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에어팟 프로는 지난해 노이즈 캔슬링과 배터리 수명이 개선된 새 모델이 나왔다. 오버이어 헤드폰인 에어팟 맥스2도 올해 3월 출시됐다. 일반 에어팟은 2024년 말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갖추며 업그레이드됐고, 통상 교체 주기는 2년 반에서 3년가량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에어팟 제품군은 당장 구매해도 곧바로 구형이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 애플워치와 홈팟은 대기


애플워치는 구매를 미루는 편이 낫다는 분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데이비드 나란조 부국장은 애플워치 시리즈12와 울트라4가 곧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대대적 하드웨어 변화는 아니더라도 새 프로세서가 들어가면 성능과 배터리, AI 기능에서 개선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홈팟도 대기 제품으로 분류됐다. 현행 홈팟은 출시된 지 시간이 꽤 지났다. 애플이 올해 말 영어권 사용자를 대상으로 더 똑똑하고 개인화된 시리 AI 베타를 내놓을 예정인 만큼 스피커도 새 AI 기능에 맞춰 바뀔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새 홈팟이 올가을 바로 나올지는 불확실하다. 제로니모 부사장은 “시리가 아직 홈팟 경험을 충분히 바꿀 준비가 됐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새 시리가 실제로 개선된다면 이를 제대로 지원하는 스피커를 기다릴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 아이패드·맥은 제품별로 갈린다


아이패드는 프로 모델과 나머지 모델의 판단이 다르다.

아이패드 프로는 지난해 10월 최신 M5 칩을 탑재했고 지금 구매해도 무리가 크지 않은 제품으로 분류됐다. 아이패드 에어도 올해 3월 칩 업그레이드를 받았다.

반면 아이패드 미니는 새 제품을 기다릴 만한 제품으로 거론됐다. 현행 미니는 2024년 10월 비교적 작은 폭의 개선을 거쳤다. 나란조 부국장은 공급망 소식통을 인용해 더 선명하고 전력 효율이 높은 OLED 디스플레이를 단 새 미니가 올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맥은 노트북과 데스크톱이 갈린다. 맥북 에어와 맥북 네오는 올해 새로 나왔고 고급형 프로 모델도 칩 업그레이드를 받았다. 따라서 맥북은 지금 사도 비교적 무리가 적다.

반면 데스크톱 맥은 업데이트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맥 스튜디오, 맥 미니, 아이맥은 새로워진 지 시간이 지났다. AI 에이전트 수요가 늘면서 맥 미니와 맥 스튜디오에 대한 구매 열기가 커졌고, 애플이 공급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메모리 공급난이 바꾼 구매 공식


올해 애플 제품 구매 판단을 어렵게 만든 핵심 변수는 메모리 공급난이다.

스마트폰과 PC, 태블릿은 모두 메모리를 많이 쓴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서버 수요가 폭발하면서 메모리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애플처럼 대규모로 부품을 조달하는 기업도 원가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

과거에는 가을 신제품 발표 전까지 기다리면 최신 모델을 사거나 구형 모델 가격 인하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고급형 제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졌고, 기본형 제품 출시 시점은 뒤로 밀릴 수 있다.

WSJ에 따르면 결국 올해 애플 제품 구매 전략은 단순히 ‘가을까지 기다리라’로 정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아이폰 기본형과 에어팟, 맥북, 아이패드 프로는 지금 구매도 선택지가 될 수 있어서다. 반면 아이폰 프로, 애플워치, 홈팟, 일부 아이패드와 데스크톱 맥은 신제품 일정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은 애플의 가격표뿐 아니라 제품 출시 순서와 소비자 구매 타이밍까지 바꾸고 있다. 올가을 애플 행사의 핵심은 신기능만이 아니라 가격 인상폭과 제품군별 출시 간격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