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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도 '장기전'…대기업 임원 보상, 현금서 주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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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도 '장기전'…대기업 임원 보상, 현금서 주식으로

주식지급약정 585건으로 65.7% 증가…삼성전자 신규 317건 절반 넘어
RSU·PSU로 재직·기업가치 연계…책임경영 기대 속 총수일가 투명성 과제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삼성전자는 지난해 임원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주식보상 제도를 도입하며 현금 중심이던 보상체계를 기업가치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삼성전자는 지난해 임원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주식보상 제도를 도입하며 현금 중심이던 보상체계를 기업가치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사진=연합뉴스

대기업 임원 성과급의 무게중심이 현금에서 주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단기 실적에 따라 한 번에 보상하는 방식보다 재직기간과 기업가치, 주가 흐름을 함께 묶어 경영진의 이해관계를 주주와 맞추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총수가 있는 89개 공시대상기업집단 가운데 15개 집단 소속 60개 계열사가 총수·친족·임원을 대상으로 체결한 주식지급약정은 585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353건보다 65.7% 늘었다. 주식지급약정은 재직기간이나 성과 조건을 충족하면 주식을 지급하는 계약으로 스톡옵션은 제외된다.

삼성전자는 2024년 신규 주식지급약정이 없었지만 지난해 임원을 대상으로 317건을 새로 맺었다. 전체 585건의 54.2%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임원 초과이익성과급(OPI)에 주식보상 제도를 도입해 직급별로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받도록 했고 지급 이후에도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했다. 주가가 하락하면 지급 주식 수도 줄어드는 구조를 적용해 보상을 기업가치와 직접 연결했다.

삼성을 제외한 약정은 268건으로 전년 전체 353건보다 적고 SK는 신규 약정이 170건에서 68건으로 줄었다. 한화 42건, 두산 26건, 아모레퍼시픽 22건 등 그룹별 활용 정도에도 차이가 컸다. 대기업 전반이 일제히 주식보상으로 돌아섰다기보다 지난해 증가분 상당 부분을 삼성전자 한 곳이 이끈 셈이다.

올해부터 삼성전자는 주식보상 범위를 직원까지 넓혔다. 임직원이 OPI의 0~50%를 주식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1년 보유를 선택하면 주식보상 금액의 15%를 추가 지급하는 방식이다. 대신 지난해 임원에게 적용했던 직급별 의무 선택 비율은 없앴다. 주식보상 저변은 조직 전체로 넓히면서도 강제성은 낮춘 셈이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은 349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업가치 제고나 경영실적에 따라 지급 규모가 달라지는 성과조건부주식(PSU)이 135건으로 뒤를 이었다. 단기성과급 등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스톡그랜트는 83건, 기타 방식은 18건이었다. RSU와 PSU만 합쳐도 484건으로 전체의 82.7%를 차지했다.

RSU는 일정 기간 재직하거나 약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권리가 확정되는 경우가 많아 핵심 인력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PSU는 주가나 경영실적 등 사전에 정한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지급 규모가 달라져 장기성과와 보상을 직접 연결한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보상을 많이 받으려면 단기 실적뿐 아니라 주가와 기업가치를 장기간 끌어올려야 하는 구조가 된다. 주가가 오르면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관계가 맞물리고 기업가치가 떨어지면 보상 가치도 낮아져 책임경영을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상 시점이 뒤로 갈수록 임원이 재직기간 동안 만든 성과와 이후 기업가치까지 함께 평가받는 효과도 커진다.

지난해 임원으로 재직한 총수와 친족 11명을 대상으로 한 약정도 6개 기업집단에서 19건 체결됐다. 두산·아모레퍼시픽·교보생명보험은 총수와, 한화·웅진·유진은 총수 2세와 약정을 맺었다. 주식보상이 늘수록 지급 기준의 투명성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주식보상이 책임경영 수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지급 대상과 규모, 성과 기준이 시장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명확해야 한다. 특히 총수일가에 적용될 경우 장기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인지 지배력 확대나 사익 추구 수단인지 구분할 수 있도록 이사회 심의와 공시 투명성을 함께 높여야 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