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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마력 차이, 주행감은 딴판…르노 필랑트의 '45㎜ 승부'[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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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마력 차이, 주행감은 딴판…르노 필랑트의 '45㎜ 승부'[시승기]

그랑 콜레오스보다 차체 낮추고 서스펜션 재설계…고속 안정감·승차감 강화
250마력 하이브리드·4395만원 시작…최대 7년 보증으로 유지 부담까지 고려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와 글로벌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FILANTE)'가 한옥을 배경으로 전시돼 있다. 사진=르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와 글로벌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FILANTE)'가 한옥을 배경으로 전시돼 있다. 사진=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 필랑트와 그랑 콜레오스의 휠베이스는 똑같이 2820㎜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최고출력도 250마력과 245마력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 그러나 차체 높이를 45㎜ 낮추고 길이는 135㎜ 늘린 필랑트의 움직임은 사뭇 다르다. 250마력이라는 숫자보다 노면을 다루는 방식에서 두 차의 성격이 갈린다.

22일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필랑트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준대형 크로스오버로, 그랑 콜레오스의 검증된 플랫폼과 하이브리드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전장 4915㎜에 전고는 1635㎜. 낮고 길게 뻗은 차체는 외관의 차이에 그치지 않는다. 르노코리아는 스프링 강성을 약 5% 높이는 등 서스펜션을 별도로 조율했다. 굽은 도로에서 차체가 좌우로 크게 기우는 움직임을 줄이고 고속에서도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설정이다.

여기에 주파수 감응형 댐퍼(SFD)를 더했다. 작은 요철이 이어지는 도로에서는 불필요한 진동을 걸러내고, 차체가 크게 움직일 때는 흔들림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주행감은 물렁하기만 한 대형 SUV와 거리가 있다. 노면 충격은 둥글게 처리하되 연속 코너에서는 움직임을 가다듬는 쪽이다. 같은 바탕을 공유하는 그랑 콜레오스보다 코너에서 차체가 눕는 움직임이 절제되고, 고속에서는 잔진동을 덜 남기는 성격이 도드라진다.

속도를 낮추면 다른 장점이 드러난다.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에 두 개의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E-Tech는 정차 후 출발할 때 전기모터가 먼저 힘을 보탠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이 개입해 충분한 추월 가속을 제공한다. 시스템 최고출력 250마력은 부족하지 않지만, 차를 편안하게 움직이는 데 더 어울리는 구성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페달 반응이 빨라지고 조향감도 묵직해진다.

고속도로에서의 정숙성에도 이유가 있다. 전 트림에 적용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은 실내로 들어오는 저주파 소음을 줄이고, 이중접합 차음 유리는 바람과 외부 소음의 유입을 억제한다. 엔진이 큰 힘을 쓸 때 소리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일정한 속도로 달릴 때는 대화나 음악을 방해하는 소음이 크지 않다. 하이브리드 차량임에도 전기차에 가까운 정숙성이 언급되는 배경이다.

실내는 그랑 콜레오스와 같은 휠베이스를 유지하면서도 긴 차체와 낮은 지붕선으로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르노코리아가 제시한 2열 무릎 공간은 320㎜, 기본 트렁크 용량은 633ℓ다. 상위 트림에는 운전석부터 동승석까지 이어지는 세 개의 12.3인치 화면이 들어간다. 다만 지붕선이 뒤로 갈수록 떨어져 높은 후방 시야를 선호한다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사륜구동 선택지도 없다.

연비는 공인 복합 기준 15.1㎞/ℓ다. 도심에서 모터가 주행을 돕고 감속할 때 전기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실제 수치는 교통 흐름과 운전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차가 길고 큰 만큼 작은 차처럼 연비만 보고 선택할 모델은 아니지만, 출퇴근과 장거리 주행을 모두 맡길 수 있는 효율을 확보했다.

지난 9월부터 인도를 시작한 기본형 테크노는 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 기준 4394만9000원이다. 상위 트림과 같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SFD와 ANC, 360도 3D 어라운드 뷰, 전동식 테일게이트, 3존 공조장치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높은 트림을 선택하지 않아도 필랑트의 주행 특성과 핵심 편의장비를 누릴 수 있는 구성이다.

장기 보증은 구매 이후의 부담을 낮추는 장치다. 9월 1일 이후 출고한 개인·개인사업자 대상 차량은 일반부품과 엔진·동력전달 주요 부품 보증을 최대 7년 또는 14만㎞까지 연장받을 수 있다. 매년 공식 서비스망에서 무상점검과 유상 엔진오일 교환을 받아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회사가 밝힌 부품 국산화율은 약 60%, 서비스 거점은 365개다. 다만 국산화율이 곧바로 경쟁차보다 낮은 수리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필랑트는 르노가 한국에서 먼저 선보인 뒤 해외에 판매하는 글로벌 전략차다. 그랑 콜레오스와 부품·기술 기반을 공유하면서도 45㎜ 낮춘 차체와 별도 섀시 설정으로 운전 감각을 바꿨다. 같은 하이브리드를 얹었지만 필랑트를 고르는 이유는 5마력의 출력 차이보다 그 주행 질감에 있다.

르노 '필랑트'와 '그랑 콜레오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르노 '필랑트'와 '그랑 콜레오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르노 '필랑트'. 사진=르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르노 '필랑트'. 사진=르노코리아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