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인력 5% 구조조정…개발자 등 지원 부문이 감원 대상의 60%
3분기 세전이익 12% 늘었지만 시장 기대 못 미쳐…채권거래 수익 19% 감소
3분기 세전이익 12% 늘었지만 시장 기대 못 미쳐…채권거래 수익 19% 감소
이미지 확대보기영국 대형은행 바클레이스가 인공지능(AI) 도입을 확대하면서 올해 직원 5000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전체 인력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포함한 지원 부문 직원들이 주요 감원 대상이다. 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상황에서도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바클레이스가 AI 기술을 은행 업무 전반에 확대 적용하면서 올해 전체 직원의 약 5%인 5000명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감원은 인력 감축과 기술 투자, 조직 운영체계 개편을 포함한 비용 절감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바클레이스는 전체 감원 대상의 약 60%가 개발자를 포함한 지원 부문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 측은 "AI가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며 지원 부문에서 인력 감축이 집중되는 배경을 설명했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상반기 이미 직원 1000명을 줄였다. 연말까지 추가로 4000명을 감축해 올해 전체 감원 규모를 5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개발자 등 지원 인력 집중 감축…AI로 업무 생산성 높여
바클레이스의 이번 구조조정은 AI 기술을 활용해 기존 직원들이 수행하던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은행은 AI를 광범위하게 도입하면서 기술 개발과 지원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고 조직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바클레이스는 AI 도입만으로 모든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보지는 않고 있다.
C.S. 벤카타크리슈난 바클레이스 최고경영자(CEO)는 AI를 대규모로 활용하겠지만 AI는 전체 사업 혁신의 핵심 그 자체라기보다 추가적인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대규모로 활용하겠지만 AI는 케이크 자체가 아니라 케이크 위의 장식"이라고 말했다.
기술 도입뿐 아니라 조직구조 단순화와 전반적인 운영 방식 개선을 병행하겠다는 의미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1~9월 조직개편에 3억700만파운드(약 5443억원)를 지출했다.
연말까지 추가로 약 3억파운드(약 5318억원)의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인력 감축과 기술 투자, 운영체계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다.
FT는 이번 감원 계획이 AI 확산으로 기업들이 훨씬 적은 인력만으로도 기존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우려를 더욱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AI 기술의 발전이 일자리 감소로 얼마나 이어질지를 둘러싼 논쟁이 금융업계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FT는 이달 초 영국 HSBC가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업무에 AI를 활용하기 위해 영국 자산관리 부문의 대규모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3분기 세전이익 12% 증가에도 시장 예상 밑돌아
바클레이스는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한 날 올해 3분기 실적도 공개했다.
3분기 세전이익은 23억파운드(약 4조77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24억2000만파운드(약 4조2902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매출도 기대에 못 미쳤다.
3분기 매출은 74억파운드(약 13조119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3% 증가했다.
전체 이익은 늘었지만 투자은행 부문의 채권거래 실적이 부진하면서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바클레이스 투자은행 부문의 전체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채권거래 부문의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금리와 신용 관련 거래사업의 일부 부문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벤카타크리슈난 CEO는 채권거래 부문의 실적 부진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바클레이스가 전통적으로 채권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은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신 역시 채권 분야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금리·신용사업의 거래 실적이 은행의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며 해당 부문의 실적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주식거래 수입 50% 가까이 급증…10여 년 만의 최고 실적
채권거래와 달리 주식거래 부문에서는 뚜렷한 실적 개선이 나타났다.
바클레이스 투자은행의 주식거래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0% 증가한 10억파운드(약 1조7728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10여 년 만에 가장 좋은 분기 실적이다.
바클레이스는 프라임브로커리지와 주식 파생상품 분야에 대한 투자가 수익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프라임브로커리지는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에게 증권 대여와 거래 결제, 자금 조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주식거래 부문의 호조에도 채권사업의 부진이 투자은행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FT는 이러한 실적이 바클레이스가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음에도 투자은행 부문의 성과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스의 3분기 영업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했다.
은행 측은 사업 확대와 보상체계 변경에 따른 일부 고성과 직원들의 추가 보수가 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벤카타크리슈난 CEO는 은행의 전반적인 운영 및 재무 성과가 개선되고 있는 점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스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장 초반 2% 하락했다가 낙폭을 회복했다.
◇영국 은행권 세금 인상 가능성도 부담
바클레이스의 구조조정은 영국 은행업계가 정부의 추가 과세 가능성을 주시하는 가운데 추진되고 있다.
영국 은행들은 그동안 비교적 높은 금리 환경에 힘입어 수익을 늘려 왔다.
그러나 존 힐리 영국 재무부 장관이 다음 주 발표할 예산안에 은행업계에 대한 세금 인상 조치가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벤카타크리슈난 CEO는 은행 세금에 관한 자사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와 재무부 장관은 국민에 대한 중요한 책무가 있으며 여러 사안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힐리 장관이 짊어진 책임의 무게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은행업계는 세금 부담 확대 가능성과 함께 AI 기술 도입을 통한 비용 절감 압력에도 직면해 있다.
바클레이스는 이러한 환경에서 기술 투자와 인력 감축을 병행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FT는 바클레이스의 대규모 감원 계획이 AI의 업무 활용 확대가 실제 고용 규모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