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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전시장에서 공공현장으로…정부 1700대 구매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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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전시장에서 공공현장으로…정부 1700대 구매 시동

로보월드서 22개사 후보 제품 검증…공공기관과 도입 조건 조율
2030년 공공 1만5000대·민간 18만5000대…현장 데이터 확산 관건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지난 4일 개막한 '2026 로보월드'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국내외 기업의 로봇과 자동화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17개국 402개사가 1198개 부스 규모로 참가해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제조 자동화 기술 등을 선보인다. 사진=한국AI·로봇산업협회이미지 확대보기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지난 4일 개막한 '2026 로보월드'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국내외 기업의 로봇과 자동화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17개국 402개사가 1198개 부스 규모로 참가해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제조 자동화 기술 등을 선보인다. 사진=한국AI·로봇산업협회

전시와 시연에 머물던 인공지능(AI) 로봇이 실제 공공 현장에 투입될 후보로 올라섰다. '2026 로보월드'에서는 공공기관이 기업의 로봇을 직접 살펴보고 필요한 성능과 도입 조건을 협의하고 있으며, 정부는 내년 1700여 대를 시작으로 직접 초기 수요를 만들 계획이다.

5일 산업통상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2026 로보월드'에는 역대 최대인 402개 기업이 1198개 부스를 꾸렸다. 행사장에 마련된 'K-로봇 공공 프리마켓'에는 라이온로보틱스의 4족 로봇과 LG전자의 휴머노이드, 클로봇의 4륜 로봇 등 22개 기업이 참여했다. 공공 수요기관 관계자들은 휴머노이드와 4륜·4족 로봇, 돌봄로봇 등의 기능을 직접 살펴보고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기업들과 논의하고 있다.

이들 로봇의 공공 현장 투입 가능성은 전시회에 앞서 한 차례 검토됐다. 지난달 28~29일 열린 '공공수요 연계 4륜·4족 로봇 제품 설명회'에는 국방부와 육군본부, 소방청, 경찰청, 농림축산식품부, 한국산업단지공단 등 9개 수요기관과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보티즈, 현대차, 뉴빌리티 등 11개 기업이 참여했다. 기업들은 제품과 민간 활용 사례를 설명하고 현장 시연에 나섰으며, 수요기관은 순찰·경계와 재난 대응, 농업 지원 등 실제 업무에 필요한 성능과 운용 조건을 놓고 기업들과 개별 협의를 진행했다. 로보월드 공공 프리마켓은 이 같은 수요 발굴을 더 많은 로봇 제품으로 넓힌 자리다.

현장에서 확인한 수요는 내년 실제 구매로 이어진다. 정부는 2027년 예산안에 범정부 차원의 AI로봇 공공구매 예산 약 3400억 원을 편성하고 1700여 대를 우선 보급할 계획이다. 예산안이 국회 심의를 통과하면 소방·경찰·국방 등 국민 안전 분야와 농업·돌봄 등 인력난 현장, 대학 연구용 등에 로봇이 투입된다. 2028년부터는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로 공공보급 대상을 넓힌다.

정부가 연구개발(R&D) 지원을 넘어 직접 구매자로 나서는 데는 AI로봇의 성능 향상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로봇은 실제 작업환경에서 움직이며 확보한 데이터를 학습해야 주변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능력과 작업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제품이 완성되기를 기다려 구매를 미루면 기업은 현장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고, 데이터가 부족하면 다시 성능 개선이 늦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정부는 공공 현장에 먼저 로봇을 투입해 운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기업에 되돌려 제품 개선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제조업은 이미 로봇 활용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한국은 2024년 기준 제조업 근로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이 1220대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로봇 밀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 세계 공장에 새로 설치된 산업용 로봇도 60만3000여 대로 전년보다 11% 증가했고, 가동 중인 로봇은 처음 500만 대를 넘어섰다. 기존 자동화 설비를 넘어 스스로 주변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피지컬 AI로 경쟁 영역이 이동하면서 현장 학습 데이터와 양산 경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2030년 AI로봇 보급 목표는 총 20만대다. 이 가운데 공공부문이 1만5000대, 민간부문이 18만5000대를 차지한다. 공공구매는 전체 목표의 일부에 불과한 만큼 선도구매 자체보다 공공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납품 경험이 실제 민간 수요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정부는 구매 보조와 렌탈 지원, 규제 개선 등을 병행해 민간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산업부도 부품기업 연계와 데이터 수집·활용, 하자보수 등을 포함한 로봇 공공보급 가이드라인을 연말까지 관계부처와 마련한다.

공공기관이 구매한 로봇이 현장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기업이 이를 다시 개선해 민간 고객을 확보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져야 1700대의 선도구매가 20만대 시장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이민우 산업통상부 산업성장실장은 로보월드 개막식에서 "AI 로봇은 실제 현장에서 실증을 거쳐야 데이터가 축적되고 성능도 개선될 수 있지만 민간과 공공 부문은 성능이 완성될 때까지 구매를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정부가 과감하게 첫 번째 구매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