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창강(滄江) 물결을 열며...이승률 평양과기대 부총장/정치학박사

창강 (滄江)의 물결을 열며 이승률 평양과기대 부총장/정치학박사
상해 북단에 있는 장강 하구 도시 남통(南通)을 방문하게 된 것은 거의 우연에 가까운 일이다.
황소옥이라는 중국 한족 여사장을 안 것은 벌써 십여 년 전의 일이다. 북경에 있는 기독기업인들과의 미팅을 통해 소개받은 경우다. 그는 LG화학이 중국에 공장을 짓기 위해 1994년에 처음으로 기업 진출을 시도했을 때 통역 겸 컨설턴트로 참여했던 요원이다. 그 프로젝트는 무난히 성공하여 LG화학의 중국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한 일이 되었다.
그런 과정에 한국을 다시 방문하여 국내 유수한 교회와 기도원 및 교육기관을 둘러보는 기회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의 종교정책상 공식적으로 외국인이 중국인에게 전도하는 것이 불법으로 되어있는 현실 때문에 몇 가지 논의했던 기독교교류협력 사업들이 모두 무산되자 그 후 오랫동안 서로 연락이 두절되었다.
그러던 차 최근에 내가 북경 옆 당산(唐山)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국성’ 프로젝트의 컨설팅 업무를 위해 북경에 있는 한족 기업인들의 도움을 받을 일이 생겨 혹시나 해서 (5년 전 황사장이 서울에 한동안 체류할 때 많은 편의를 제공해 주었던 우리 연구재단의 이동탁 사무처장을 시켜) 옛날 소지하고 있던 황소옥 사장의 전화번호로 연락을 취해보라고 일렀는데, 그때 마침 황 사장이 중국인 목회 지도자 몇 분을 모시고 와서 경기도 오산리 최자실금식기도원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회장님, 이건 기적입니다. 기도원에서 막 내려오는데 이 처장님의 전화를 받았어요.”
연락이 닿은 그날 오후 우리 재단 사무실에 찾아 온 황소옥 사장의 첫 마디가 이것이었다. 황 사장의 들뜬 목소리도 그렇거니와 나와 이동탁 처장도 감개무량하여 말이 제대로 안 나오는 그런 정황이었다.
내가 서두에 ‘남통을 방문하게된 것은 거의 우연에 가까운 일이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렇게 해서 다시 만나게 된 황소옥 사장으로부터 본인이 그동안 접어 두었던 기독기업인으로서의 꿈을 다시 한 번 펼쳐보고 싶으니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그 후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남통을 방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남통순회’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출장 중에 마침내 나는 남통에 망명 왔다가 자진(自盡)해서 죽기까지 잃어버린 조국의 광복을 꿈꾸다 돌아가신 한 조선인 애국시인의 생애를 알게 되었으며 이 사건(?)은 나에게 잃어버린 역사의 진실을 되찾는, 새롭고도 경이로운 각성을 경험하는 기회가 된 것이다
남통순회(南通巡廻)의 교훈 - 저 푸른 창강(滄江)의 물결을 따라」 이렇게 제목을 달고, 그 역사적 흐름에 대한 탐구의식과 사명감을 정리해 가는 과정에 나는 우리 시대에 가능한 또 하나의 새로운 블루오션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
상해 푸동 공항에 내린 것은 2014년 10월 24일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