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충격에 따른 금리·환율 변동 폭이 매우 크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한국과의 금리차가 줄었는데도 달러당 원화 환율은 1390원대로 고공 행진 중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3주간 미국 주식을 16억2436만 달러 순매수한 영향이 크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2020년 100을 기준으로 한 수입물가지수는 지난달 기준 135.21으로 올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최고치로 올라간 것도 환율 상승 여파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를 보면 한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47.2%다.
공공기관을 제외한 정부 부채 비율이 47%를 넘긴 것은 1990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물론 환율 변동 요인은 많다. 경상수지와 물가상승률 그리고 금리 차이를 비롯해 재정적자 규모도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비상계엄 영향은 치명적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5개월 동안 월평균 환율은 달러당 1400원대 중반에 이르렀을 정도다.
지난 3월엔 월평균 환율이 1456.95원으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찍기도 했다.
지난 한 달간 원화 가치 하락 속도와 폭도 다른 나라들보다 큰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은 이 기간 달러 대비 자국 통화 가치가 높아졌다. 하지만 원화 가치는 0.2%나 하락했다.
유로화·엔화 등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가 올해 초 108.37에서 97.72로 낮아진 것을 고려하면 원화 가치 하락 추세는 심각할 정도다.
원화 가치 나 홀로 하락을 막으려면 통화량의 증가 속도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