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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사모펀드, 저성장시대 해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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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사모펀드, 저성장시대 해법 될까?

문수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문수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았던 지난 9월 미 연준의 FOMC 회의에서 결국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충분히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저금리·저성장 시대가 지속되면서 주식과 채권에서 모두 수익성이 낮아지고 불확실성 또한 여전해 남들과 차별화된 수익을 내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손길이 사모펀드(Private Placement Fund)로 향하고 있다.
개수 측면에서 공모펀드는 2009년 이후 증가세가 정체되며 현재 3685개가 출시되어 있는 반면 사모펀드는 꾸준히 증가하여 현재 8847개로 공모펀드보다 2배 이상 많이 출시됐다.

설정액 측면에서도 사모펀드의 증가 속도가 지난해 이후 더욱 빨라졌다. 공모펀드도 지난해 이후 성장세를 보였으나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렸기 때문이며 공모펀드의 증가세가 크지 않았다.

사모펀드는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 아닌 소수의 투자자인 49명 이하로부터 돈을 모아 채권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현재 사모펀드는 일반사모펀드, 헤지펀드, 사모투자펀드(PEF), 기업재무안정 PEF 등 네 종류로 구분된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고액자산가 또는 적격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투자 위험에 대한 이해가 높을 것으로 간주하여 규제의 강도가 공모펀드보다 낮다.

또한 동일 종목에 10% 이상 투자할 수 없는 공모펀드와 달리 운용상에서도 자유로운 면이 커 고액자산가의 니즈에 맞춘 투자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는 유형별 투자 비중에서 다소 큰 차이를 보인다.
공모펀드는 펀드 수 기준으로 국내주식, 국내혼합, 해외주식, 대안투자, 해외혼합 순으로 비중이 높고, 설정액 기준으로는 MMF가 46%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사모펀드는 설정액 기준으로 국내채권, 대안투자, 국내부동산, 국내혼합 순으로 투자 비중이 높다.

사모펀드에서 국내 채권형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이유는 사모펀드의 투자자가 일반 법인, 거액자산가 등 안정적 성향이 큰 투자자라는 점에서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채권에 대한 수요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채권금리가 낮은 수준인 데다 채권으로 추가 수익을 낼 만한 수단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률은 연 3% 수준으로 공모펀드와 비교했을 때 차별성이 크지 않다.

대안투자형도 사모펀드에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개수 측면에서 대안투자형의 규모가 가장 큰 이유는 주가연계펀드(ELF)가 3076개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로 인해 증권사의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은행권을 중심으로는 ELF가 대거 판매됐다.

공모 ELF의 1년 수익률이 -9.3%인 반면 사모 ELF는 같은 기간 -1.1%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다.

공모 ELF가 HSCEI, Eurostoxx50 등 두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형태가 많은 반면 사모 ELF는 원자재, 대출채권, 신용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 또는 파생결합사채(DLB), 기초자산이 1개인 주식연계증권(ELB) 형태 등 조금 더 안정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구성됐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시장 움직임에 맞춰 빠르게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설정액 측면에서는 국내 특별자산펀드가 대안투자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별자산펀드는 인프라, 선박, 유전 등 다양한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로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장기간 환매가 금지되는 경우가 많아 주로 사모펀드로 설정된다.

부동산펀드 또한 투자 규모가 크고 환매 제한 등의 이유로 공모보다는 사모 중심으로 설정된다. 공모 국내부동산펀드의 경우 단 10개 펀드가 출시된 반면 사모 국내부동산펀드는 499개로 월등히 많다.

공모와 사모펀드의 성과를 비교해보면 국내채권, MMF 등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사모펀드의 수익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공모펀드 매니저가 환매에 대응하느라 수익률 관리에 애를 먹는 동안 사모펀드는 사전에 계획한 대로 운용할 수 있었던 것이 초과 성과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여 적시에 상품을 출시했고 1%의 수익률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 상품의 구조를 짠 것도 사모펀드의 성과를 상대적으로 높인 것으로 판단된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