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과정을 통해서도 완전히 분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되는데 이런 경우 독소로 작용한다.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성된 펩타이드 중에는 체내 효소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지 못한 것들이 가끔 생성될 수도 있다. 이러한 물질은 외부에서 침입한 유해 물질로 판단하고 유해 물질을 퇴치시키기 위하여 노력을 하는데 그런 과정 중에 나타나는 것 하나가 알레르기다. 유당의 경우도 사람에 따라 이를 분해하는 효소를 만들어 내느냐, 못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복통을 일으키거나 출혈을 유발하기도 하여 이런 사람들은 유제품이 함유된 음식을 먹게 되는 경우 효소제재를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약효 성분이 풍부한 인삼도 배당체 상태로는 아무 효과가 없다. 왜냐하면 배당체는 덩어리가 커서 세포막을 제대로 통과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분해시켜 소화 흡수할 수 있는 작은 형태로 어글리콘을 만들어야만 비로소 약효능을 가져온다. 이와는 반대로 배당체일 때는 독성이 없다가 장내 세균이 당을 떼어내면서 독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또 술을 먹고 난 뒤에 숙취를 느끼게 되는데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아세트알데히드가 바로 숙취를 일으키는 물질이다. 그런데 이 물질은 체내의 단백질과 반응하여 단백질을 변성시킴으로써 다른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보통 술을 먹고 난 뒤에 다음날 고통스러운 것은 바로 이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인데 이를 빨리 소화 분해시켜 제거해 줄 필요가 있다. 체내에는 이것을 분해하는 효소의 양이 제한되어 있어 콩나물국을 먹거나 해장국이나 조갯국을 섭취함으로써 아세트알데히드를 빨리 분해시키기는 데 관여하는 효소 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어 유해물질의 무독화를 가져올 수가 있다.
먹은 음식이 모두 좋은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부분은 소화를 잘 시켜야만 흡수가 이루어져 우리 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전 세계 인구의 25~50%는 위장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소화불량은 여러 요인에 의해 일어날 수 있는데 유전적 요인일 수도 있고 환경적인 요인일 수도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정신적 문제로 받는 스트레스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정상적인 식생활습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도 일어날 수가 있다.
음주를 하거나 흡연을 하면 역시 소화불량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위장 점막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거나 위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각각 달라져서 소화불량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유발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소화에 부담을 주는 음식으로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먹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위 점막을 자극하게 되어 위궤양이 발병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노폐물이 쌓이게 되고 노폐물은 독소로 전환되어 위장을 굳게 만들어 질병의 초기 증세를 가져오기도 한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이 영양소로 작용하기보다는 오히려 해가 되는 독소로 작용한다면 우리는 독을 섭취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마지막으로 체내에서 효소들이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그것은 충분한 잠을 자는 수면시간에 효소들이 만들어지고 또한 적절한 운동을 통해서도 효소들의 생성이 활발해질 수 있다.
섭취한 음식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잘 소화시키고 독소 성분들은 빠르게 배설시켜 나가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