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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왜 아침을 먹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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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왜 아침을 먹어야 하나?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아침은 황제처럼, 점심은 평민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으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아침은 굶고, 점심은 그럭저럭 먹고, 밤에는 황제처럼 폭식하는 사람이 있다. 왜 아침에 잘 먹어야 할까. 그 이유는 밤새도록 보충하지 못한 영양분을 보충하여 주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저녁식사를 한 지 거의 15시간이나 되어 에너지와 영양분이 고갈된다. 그때쯤이면 뇌의 활동에 필수적인 포도당은 대부분 소멸된다. 따라서 뇌의 대사에 가장 중요한 당분을 공급하려면 아침 식사가 절대적이다. 뇌에 포도당이 공급되지 않으면 뇌의 기능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아침을 거르고 오전에 간단한 간식을 먹는다고 해도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해 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 뇌의 활동이 지장을 받는다.
아침을 거르면 자연히 나머지 두 끼의 식사량이 늘어나 오히려 열량 섭취가 많아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점심을 지나치게 많이 먹게 되고, 이로 인해 저녁을 늦게 먹는 불규칙한 식습관이 형성되어 위염이나 위궤양 등의 위장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아침에 뇌에 포도당을 공급해 주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밥을 먹어야 한다. 흰밥을 먹으면 혈당이 빨리 올라가므로 흰밥보다는 잡곡밥이나 현미밥을 먹어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 밥을 너무 많이 먹으면 배가 더부룩해져 오전에 활동하기 어려우므로 밥을 조금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아침에 빵보다는 밥을 먹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이유는 밥을 먹으면 다양한 반찬을 먹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는 현미밥이나 잡곡밥에 배추된장국이나 시래기된장국을 먹으면 좋다. 김치와 나물, 김, 생선조림 등을 반찬으로 먹는다. 그리고 밑반찬으로 고추멸치조림, 검은 콩조림 등을 곁들이면 영양적으로도 균형 있는 아침식사가 될 수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많다. 2007년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국민보건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아침 결식률은 21.9%에 달한다. 연령별로는 20~40대의 결식률이 유난히 높다.

아침에 일찍 출근을 하다 보면 아침을 거르는 경우도 있고, 입맛이 없어 아침을 거르는 경우도 있다. 아침에 시간이 없을 때에는 호박죽, 보리수프, 율무죽, 검은콩가루죽, 팥죽이라도 간단히 먹는 것이 좋다. 죽은 위에 부담을 주지 않고 탄수화물을 공급할 수 있는 좋은 음식이다. 그러나 죽만으로는 아침에 우리 몸에 필요한 여러 가지 영양분을 공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그럴 때에는 당근, 오이, 토마토, 양배추, 셀러리, 브로콜리, 상추, 케일, 사과, 키위 등의 채소와 과일을 이용한 샐러드를 곁들이면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소를 보충할 수 있어 좋다.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