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는 페달을 밟아야 앞으로 나아간다. 밟지 않으면 넘어진다. 넘어진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경쟁에서 지는 것이다. 쉼 없이 달렸지만 우열이 가려지는 것이 현실이다. 늦게 도착한 사람을 패자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자전거로 곡선도로를 달려보자. 직선보다 느리다. 직선은 되돌아오는 것이 어렵지만 곡선은 원점 회귀할 수 있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볼 수 있다. 늦게 도착한 원인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성찰은 보다 나은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원점 회귀는 계획(plan), 실행(do), 점검(see)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다. 남보다 늦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유를 모르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기술이 발달하면 여유 있고 윤택해진 삶이 만들어질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과거보다 더 여유가 없다. 오죽하면 국가가 쉬라고 주 52시간을 강제할까. ‘저녁 있는 삶’을 찾아 주겠다고 말이다. 그 만큼 사람들의 삶은 팍팍하다. 계층사다리의 희망이 무너진 것도 한 몫 거들 수 있다. 자기만의 케렌시아(Querencia)가 있어야 한다. 사전적 의미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재충천의 공간을 뜻한다. 이것이 성찰을 위한 시간의 빈 공간이 아니겠는가.
케렌시아는 사람들마다 다양할 것이다. 나는 아날로그 방식을 선호한다. 편리함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불편함에서 시간적 공간적 빈틈을 찾아 본다. 불편함은 디지털로 부터의 자유로움을 뜻하는 것이며 정신적 해방을 가져온다. 뇌가 쉴 수가 있다. ‘멍 때리기’는 시간의 빈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서 조용히 사색을 한다. IT기술 발전으로 접촉이 접속으로 변하고, 사색이 검색이 되어 성찰한다는 것이 다소 어색할 수도 있다. 시간의 빈 공간은 변화의 마중물이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다. 사색은 쉼 없이 달린 마라토너의 자존감을 찾아 줄 것이다. 지나 온 시간을 찬찬히 훑어보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신경끄기의 기술’, ‘미움받을 용기’와 같은 내용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삶은 선택의 순간이 연속된다. 선택은 투자이다. 선택은 자신의 삶을 올바르고 윤택한 길로 안내하기 위함이다. 올바른 투자는 시간의 빈 공간에서 성찰을 통해 두터움을 더할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멈추어 보자. 멈추어야 비로소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인생의 ‘계획’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말자. 삶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지 계획을 완수하는 것은 아니다. 계획은 시간의 빈 공간을 통해 수정하고 다시 만들어짐에 그 유용성이 높아진다.
박창동 한국HR협회 HR칼럼리스트(HRD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