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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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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금융증권부 이종은 기자
금융증권부 이종은 기자
오화경 회장이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 선출된 후 보인 첫 행보에 필자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마침 오늘은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라 한 사람의 철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생각하게 만든다. 지난달 17일 그동안 관료 출신들이 독식해오던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자리에 저축은행업계 출신인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전대표가 선출됐다. 민간으로는 세 번째이자 저축은행업계 출신으로는 최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저축은행이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한 공감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가는 데 적극적 모습을 보이면서 업계를 대표하는 중앙 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자신의 연봉 50%를 반납해 전문 자문역을 두고 대관 업무에 활용하겠다는 발상부터 그가 얼마나 회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강한지 알 수 있다. 이렇듯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시 하는 오화경 회장이 던지는 화두 역시 공언(空言)이 아니다. 언행 일치다. 대표적 일화도 있다. 지난 3일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취임한 오회장은 자신이 받은 축하 난을 모두 팔아 돈(200만원)으로 바꿔 이를 쌀(300kg)과 함께 전부 서울아현노인복지센터에 기부했다. 기부된 돈과 쌀은 모두 관 내 저소득층 결식 어르신을 위한 무료 급식사업에 사용된다.
필자가 이 소식을 접하면서 가진 생각은 '은행이라는 곳은 사회 구성원이 이용하는 도구 즉, 공기(公器) 구나' 하는 개념이다. ESG가 대두 되던 지난해부터 은행들의 사회공헌활동은 활발해졌다. 그럼에도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선출돼 임기를 막 시작한 오 회장의 첫 공식 활동 역시 사회 공헌 활동이란 것이 신선하다. 사회적 약자를 먼저 챙기겠다는 오 회장의 모습에서 공기(公器)를 책임 지는 수장으로서의 올바른 자세가 엿보인다.

은행이 디지털화되고 발전하는 가운데 여전히 디지털화라는 시대조류에 보폭을 맞추지 못하는 어르신과 사회적 약자들이 있다. 이들은 때로 역차별 당한다고 느끼고 소외감도 크다. 비단, 시중은행만의 문제는 아니다. 저축은행권도 발전만 추구하다보면 사회적 약자를 잊게 된다. 오화경 회장이 중앙회장으로서 보인 첫 행보도 이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더 이상 소외감을 느끼게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발로다. 이를 지켜보는 필자로서도 안도하게 된다.

하지만 오 회장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까마득한 것도 사실이다. 업계의 숙원 사업인 예보료 인하를 필두로 수도권과 지방간 저축은행 업계가 가진 양극화 문제 , 업권을 초월한 경쟁 속 생존의 문제, 그리고 중앙회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숙원 사업 등 해결 해야 할 과제들만 산더미다. 물론, 오 회장은 수도권과 대형 저축은행 중심의 편향된 성장 구조의 우선적 해결을 천명하고 나섰다. 상대적 약자인 지방 저축은행의 성장 발판 마련과 수도권 및 지방 소재 저축은행들 간 상생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다. 오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리더십이 중요하다. 지방 저축은행들이 과거에 비해 경영여건이 개선 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디지털화와 핀테크, 인터넷은행 등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까닥 하다가는 이들로부터 설자리 마저 위협받는 형국이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이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밀접한 사이에 어느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영향 받아 온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오 회장이 보여주는 철학도 이와 같다. 이런 까닭에 필자는 상생의 철학을 겸비한 오화경 회장이 저축은행업계 출신으로서 풍부한 현장 경험과 네트워크를 살려 저축은행업계가 안고 있는 현안들을 잘 해결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오화경 회장이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서 보인 첫 행보에서 살짝 엿보인 철학과 미래 비전이 향후 저축은행업계 전체에 긍정적시너지 확산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