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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승리를 위한 위기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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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승리를 위한 위기의식

류호택 한국코칭연구원 원장이미지 확대보기
류호택 한국코칭연구원 원장
'박빙 차이 승리!' 이번 대선 결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석열 48.56%, 이재명 47.83%, 0.73% 25만773표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3일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역전시킬 수 있었다는 여권의 말에 동의한다.

이런 일은 기업에서도 일어나고 운동경기에서도 일어난다. 스케이트 날 코의 차이로 승패가 갈리기도 하고 한쪽 팔 길이 차이로 수영에서 1, 2위가 갈리기도 한다. 그런 후 사람들은 1등만 기억한다. 1등은 모든 것을 다 가지고 간다. 그래서 한때는 '1등만 기억하는 나쁜 세상!'이란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런 말이 회자하면서부터 요즘은 올림픽 경기에서 은메달이나 동메달도 소중하다고 하고, 4등을 잘했다고도 한다. 어떻든 1등과 2등이 갖는 이득의 차이는 로또처럼 비교가 안 될 만큼 크다. 이번 대선처럼 승자가 모든 것을 다 가져가기도 한다.
다시 앞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이준석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10% 이상 이긴다는 말은 근거가 없는 말일까? 야권 패널에 의하면 여론조사에서 3~8% 이기고 있다는 여론도 있었다는 말도 있다. 이 데이터를 근간으로 이준석 대표는 10% 이상 넉넉히 이길 것이라고 했고 이재명 후보는 3표가 부족하다고 하면서 투표를 독려했고 여권 선대위에서는 3%가 뒤지고 있으니 투표장에 나가라고 독려했다. 이 두 가지 전략 중 누가 성공했을까? 결과적으로 말하면 이 전략에서는 여권이 승리했다. 통계 자료가 이를 잘 말해준다.

이처럼 위기의식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다. 반면에 승리했다고 자만하게 되면 사람들은 자기는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낌새를 알아챈 윤석열 후보는 투표 당일 투표해야 이길 수 있다고 선대위원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졌을 거란 말도 있다.
항상 경쟁상태에 있는 기업도 넉넉히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승패가 갈릴 수도 있고, 진땀 나는 승부를 경험할 수도 있다. 물론 질 수도 있다. 만약 야권이 이번 선거에서 조그마한 표 차이라도 승리하지 못했다면 가장 큰 책임은 이준석 대표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위기의식은 힘을 결집시킨다. 반대로 승리에 도취하면 힘이 분산된다. 삼성전자가 애니콜 리콜로 한창 어려울 때 이건희 회장은 불량 애니콜 휴대전화기 500여억 원어치를 불사르는 화형식을 거행했다. 그 주된 이유가 조직에 위기의식을 불어넣기 위함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위기의식이 스마트폰 세계 최고의 삼성전자로 거듭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위기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은행인 웰스파고는 공격적 성과주의로 인해 허위로 유령계좌를 만들어 주가가 곤두박질쳤고 파산 위기상태까지 내몰렸다. 웰스파고 직원들이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허위 계좌를 개설하고 교차판매를 한 것이 발각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대규모 징계를 받았다. 남양유업도 불가리스가 신종코로나 억제 효과가 있다는 선전으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김치의 명장으로 유명한 한성식품도 썩은 김치 파동으로 기업의 존폐 위기에 서 있다.

이처럼 위기는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 안일한 태도로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기업을 위기상태로 만든다. 위기는 기업의 생존은 어쩌면 구성원들에게 위기의식을 얼마만큼 불어 넣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위기는 기업이나 조직이 잘 나간다고 생각할 때부터 싹 트기 시작한다. 잘 나간다고 생각하면 걱정이나 우려가 사라지게 된다. 마치 높은 산 정상에 서서 주변 정취에 취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추운 산 정상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내려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들것에 실려 내려오게 된다.

지금 기업이 잘 나가고 있다고 생각되는가? 건물도 지었고 공장도 신축했는가? 이렇게 잘 나간다면 산 정상에 서 있는 것과 같다. 위기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위기는 정상에 있을 때 찾아온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