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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회의다운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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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회의다운 회의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책임 컨설턴트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책임 컨설턴트
일반적으로 '회의'라는 두 글자를 들었을 때 사람들은 보통 부정적인 단어들을 떠올리게 된다. 사실 그룹의 대화에 대해 긍정적인 기억을 가진 사람을 찾기란 정말 어렵다. 가까운 동료들에게 한번 물어보라. 아마도 그룹의 대화를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사람들이 그룹의 대화인 회의를 나쁘게 인식하고있다는 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실제로 나쁜 인식이 나쁜 결과를 초래하고, 나쁜 결과는 다시 나쁜 인식을 만들어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회의와 관련된 여러 통계 결과를 보면 이 사실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직장인의 71%는 '회의가 비생산적이다'라고 답변했으며, 47%는 '회의 시간이 가장 쓸데없는 시간이다'라고, 67%는 '회의로 인해 생산적인 업무 활동에 방해를 받는다'고 답변했다. 혹시우리 그룹의 대화가 이미 이런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봐야 할 때이다. 이제는 이러한 가짜회의의 모습에서 벗어나 진짜회의로 변화해야 한다.
그룹의 대화에는 기초 공사가 필요하다. 기초 공사를 한다는 것은 대화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준비하지 않은 그룹의 대화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회의한다는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하나의 일상이다. 그러나 너무나 익숙하기에 오히려 미숙한 것이 회의이기도 하다. 때로는 무분별하게, 때로는 아무런 준비 없이 당연하게 회의를 연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연료의 50%를 쓰듯이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도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준비 없이 시작한 회의는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직장인에게 있어 그룹의 대화를 준비하고 디자인하는 것은 익숙한 일이 아니다.

그룹의 대화를 준비하는 기초 공사는 두가지 마인드셋의 전환에서 출발한다. 첫째, 1 대 1 대화가 아닌 그룹 전체의 대화 흐름을 생각해야 한다. 나의 사고가 개인의 대화에서 그룹의 대화 중심으로 전환될 때, 비로소 내가 다른 사람들을 어떤 흐름으로 이끌어야할지 파악할 수 있다. 누가 어떤 의견을 낼지, 어떤 의견이 오갈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룹의 대화를 이끌어야 할 때는 좀 더 큰 틀을 보고 그룹의 대화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 것이 적합할지 고민해야 한다. 실제로 그룹의 대화를 진행할 때도 개개인의 발언을 이해하는 데에 치중하기 보단 그룹 전체의 대화 흐름을 파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둘째, 즉흥적인 그룹의 대화를 촘촘히 디자인 된 그룹의 대화로 바꿔야 한다. 우리의 그룹의 대화는 즉흥적일 때가 많다. 물론 회의 계획서를 작성하는 조직을 많이 봐 왔다. 하지만 그 계획서 안에'누가, 언제, 어디서만나서 어떤 안건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겠다'는 정도의 정보밖에 없다. 참여자의 입장에서는 이 정도 정보만으로도 회의가 무리 없이 진행되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내가 대화를 이끌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 정보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떻게 대화를 시작하고, 분위기를 형성하고, 의견을 교환하게 만들고, 합의에 이르게 만들 것인지 등에 대한 고민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쉽게 말해 그룹의 대화를 잘 이끌기 위한 '나만의 청사진'이 필요하다. 회의 전에 미리 청사진을 그려 뒀다면, 회의를 하는 내내 청사진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반면, 준비되지 않은 그룹의 대화에서는 의지할 곳이 많지 않다.

우리는 그룹의 대화를 원활하게 만들어야만 한다. 그래야 그룹에서 좋은 성과가 나오고, 내 일에 대한 자부심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룹의 대화가 엉망진창의 노선을 달리고 있었다면, 이제는 노선을 바꿔야 할 때이다.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책임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