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수첩] 늦었지만 반가운 'K-부동산' 쇼핑 규제

공유
0

[기자수첩] 늦었지만 반가운 'K-부동산' 쇼핑 규제

K-팝, K-드라마, K-뷰티 등에 이은 K-방역까지. 한 때 세계 시장에 명성을 떨치며 우리에게 긍지로 다가왔던 용어들이다. 소위, 국민들에게 기쁨과 자부심을 안겨준 용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K-부동산' 흥행의 경우 외국인, 특히 중국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을지 모르나 국민 대다수에게는 상대적 박탈감만 안겼다.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는 집값 안정을 목표로 무주택자·1주택자·다주택자를 가리지 않고 강도 높은 대출·세제 규제를 펼쳤다. 하지만 집값 안정이란 목표는 달성하지도 못한 채 집값 폭등의 결과만 떠안았다. 서울 거주자들은 도시 외곽으로, 전세임차인은 월세임차인으로 밀려나면서 주거 하향의 결과만 가져왔다.
그 사이 외국인의 국내 주택 매수는 2017년 약 6000건에서 지난해 약 8000건으로 계속 늘었다. 외국인이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으로 고가 주택을 매수했다는 소식, 외국인 한 명이 서울 주택 수십 채를 매수해 시장에 혼란만 야기 시킨다는 소식이 종종 들리지만 이렇다 할 후속 조치도 없었다. 내국인만 역차별 한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선진국의 경우 외국인이 주택을 취득시 세금 중과, 사전 승인제 등을 거치도록 돼 있다.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외국인 투기 의심 거래 1145건 관련, 국토부·법무부·관세청이 힘을 모아 '투기성 부동산 거래에 대한 기획조사를 벌였다. 이와 함께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한다. 편법 증여, 가격 띄우기, 해외 자금 불법 반입, 편법 대출 등을 조사한다. K-부동산' 쇼핑 규제 관련 골든 타임은 한참 지난 듯 보이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하며 속도를 내야 한다.

이전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심판의 결과 탄생한 윤석열 정부가 과연, 집값 안정과 규제 완화라는 부동산 과제를 잘 풀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외국인 투기성 주택거래 규제'는 새 정부 인수위의 국민 정책 제안 선호도 투표에서 4위를 차지한 국정 과제다. 그만큼 국민적 관심이 쏠려있다. 어떤 정책보다 신속하고 강도 높은 조사로 내국인들이 역차별을 당한다는 설움을 속 시원하게 어퍼컷 해 주길 기대한다.

산업2부 박상훈 기자
산업2부 박상훈 기자



박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onp7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