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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글로벌 물류 수에즈 운하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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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글로벌 물류 수에즈 운하 리스크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된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스트린다호'의 모습.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이날 홍해 입구인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스트린다호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된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스트린다호'의 모습.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이날 홍해 입구인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스트린다호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집트 수에즈 운하는 글로벌 수출입 화물의 15% 정도를 처리하는 해상 관문이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항로인 만큼 상선이 몰리기 때문이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려면 통행료와 세금을 내야 한다. 아덴만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소말리아 해적이나 예멘의 후티 반군에게 걸리면 선박을 통째로 빼앗기기도 한다.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경로를 선택하는 이유다.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을 돌면 13.5노트 속도로 가는 상선의 경우 11일이 더 걸린다. 물류 비용도 그만큼 올라간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틈타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하자 바스쿠 다가마 시대의 항로를 선택하는 선사가 늘고 있다.

독일 하파그로이드와 덴마크의 머스크를 시작으로 스위스의 MSC, 프랑스 CMA CGM 등 유럽 초대형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를 통한 운송 중단을 선언했고 한국의 HMM도 동참하고 있다.

코스코(홍콩), 에버그린과 양밍(대만)을 비롯해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일본) 등 세계 10대 해운사 중 9곳이 홍해를 떠난 상태다.
운송 중단에 나선 해운사의 물동량 처리 비중은 82.1%다. 세계 2위 석유회사인 BP도 홍해를 통한 석유와 가스 운송 중단을 선언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유가 상승과 배송 지연에 따른 물류 대란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마치 제3차 중동전쟁으로 1970년대 중반까지 수에즈 운하가 폐쇄됐던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파나마 운하도 최근 수량 감소로 제한 통항을 시행 중이다.

물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선사로서는 수에즈·파나마 운하를 대체하는 신항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북극 항로가 대표적이다.

한국·중국·대만 선사들이 관심을 표명하는 항로다. 부산항에서 북극해를 통과해 유럽까지 가면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리스크에 좌절하기보다 새로운 도전으로 극복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