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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효과적인 데이터 활용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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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효과적인 데이터 활용을 위한 제언

이누리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이누리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데이터 분석은 코로나 이후 유행처럼 번지는 분야 중 하나다. 데이터 분석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연구를 시작하면서부터다. 나의 논리를 데이터 분석 결과를 근거로 주장할 때 객관적이고 투명해 보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학자의 주장과 데이터 분석 결과들을 종합해 내 이야기를 펼치는 것이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관심을 통해 데이터 분석 영역에서 전문성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한편, 데이터 분석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엔 두 가지가 있다. 더러는 ‘그 정도는 경험적으로 다 아는 사실’이라고 얘기하며 비판적 의견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 사실 맞는 말이긴 하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면 데이터는 그만큼 진실의 상당한 면을 설명해 준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조직 지원이 직원들의 몰입을 이끌 수 있다’는 결과처럼 말이다. 이는 경험적으로 상식적으로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데이터도 이 사실을 그대로 반영해 도출된다.
또 다른 사람들은 설문조사는 조작이 가능하고 피로도에 따라 진짜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 논리도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를 고려해 역문항의 활용, 신뢰도 및 타당도 검증, 이상치 제거, 주관식 문항의 활용 등의 방법들을 통해 일정 부분 교정할 수 있다.

데이터는 이처럼 사실을 일부분 객관적으로 말해 주지만 한편으로는 조심해야 할 것이 많다. HR분야에서는 인사 데이터를 분석하여 진단하고, 평가지표로 활용하기도 하고 성장의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조직문화나 리더십 등 진단영역(diagnosis)에서는 분석에 더 조심스러워야 함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데이터 분석이 중요한 이유는 현상을 객관화하려는 노력과 실행의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효과적인 데이터 활용 방법에 대해 세 가지 관점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첫째, 설문조사를 설계할 때 어떤 결과를 보고 싶은가를 고려하고 방법론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일반적인 응답의 범주로 5점 척도를 가장 많이 활용한다. 5점 척도로 구성했다면 그 나름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사회적 바람직함에 의해 자신에게 해당되는 부정적인 모습을 회피하기 위해 ‘보통이다’로 수렴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는 4점 척도나 6점 척도 등을 활용해 측정하려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또한 어떤 결과를 도출하고 싶은지 고려하고 결과를 보기 위한 방법에 맞는 설문조사를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면, 데이터가 조직 특성 등을 반영할 수 있는 경우에는(자율성과 같은) 개인차를 반영한 분석방법이 적용돼야 하며, 이를 분석하기 위한 구조를 생각해 설문조사를 구성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현상을 보고자 하는지를 명확히 하고 반드시 알아야 할 인적자원 정보(성별·나이·부서·경력 등)와 분석방법에 적합한 문항 내용 및 개수를 고려하여 설계하고 분석해야 한다.

둘째, 성장의 관점으로 분석해야 한다. 현시점의 상황을 분석하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성장의 관점으로 분석해야 한다. 문제만 늘어놓고 솔루션은 일반적으로 도출한다면 그것은 활용할 수 없는 데이터나 마찬가지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시점을 가지고 진단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현시점은 이러하지만 앞으로 어떤 영역을 발전시키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성장의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MBTI가 대유행하며 상호간 이해를 돕는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부정적인 측면은 너무 성격유형 틀 안에 사람을 가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의 외향성이 60%가 나왔다고 가정할 때 때론 상황에 따라 나의 40%가 발휘되어 내향적인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잠재된 다양한 모습 속에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만약 데이터를 통해 현시점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조직이나 개인의 성장을 위해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된다면 데이터 분석은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셋째, 분석 결과에 따른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의 오류를 경계해야 한다. 확증편향의 오류란 쉽게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내용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의미 없다고 판단되는 데이터 결과를 무시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와 유사한 현상을 연구 분야에서는 출판편향의 오류(publication bias)라고 한다. 출판편향의 오류란 데이터 결괏값이 유의하지 않거나 가설과 반대로 결과가 나오는 경우보다 연구자의 가설에 따라 유의한 결과가 도출된 연구가 출판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효과가 없게 나타났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밝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진실을 외면해 엉뚱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해 솔루션을 내는 것은 참 흥미롭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유행처럼 번지는 데이터 분석이지만 스킬뿐만 아니라 해석의 영역도 고려해 설계하고 분석해야 한다.

또한, 고급 방법론을 활용할 때 이를 실무자들이 해석하기 쉽게 제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데이터와 데이터로 밝히지 못한 영역들을 함께 고려해 현상을 객관화해 보려고 노력한다면, 데이터 분석은 우리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누리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