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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없는 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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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없는 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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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호 산업1국장 겸 산업부장
국내 주요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릴레이 개최된다. 이번 주에만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02개사와 코스닥시장 상장사 164개사 등 총 371개사가 주총을 개최한다. 이른바 ‘슈퍼 주총 위크’다.

올해 슈퍼 주총 위크에서는 여러 관심 포인트가 있다. 최대 이슈는 주주환원 정책이다. 주요 상장사들이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에 따라 자사주 취득과 소각 계획을 내놓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최근 다각적으로 이뤄지는 거버넌스 개선 노력에 대한 일반 주주들의 평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주총에서는 미래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비전도 밝힐 예정이다. 주총 주요 안건에 인공지능(AI), 로봇, 차세대 메모리 등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구상들도 담겼다.
열린 주총을 지향하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LG전자는 올해 정기주총부터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하는 ‘열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경영 전략에 대한 주주들의 질문에는 CEO뿐 아니라 분야별로 전문성이 있는 최고 경영진이 함께 답변한다. 주주권익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주총(20일)을 앞두고 너무 조용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조혜경 한성대 AI 응용학과 교수와 신제윤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는 내용 외에 아직 밝혀진 게 없다. 이와 관련, 시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무산으로 특별한 안건 없이 조용한 주총을 치르게 된 것으로 해석했다.

재계에서는 적자에 놓인 삼성전자의 반전을 위해서라도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통한 책임경영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주식시장에서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대장주 삼성전자의 반전을 위해서라도 실적 향상과 이 회장의 책임경영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당수 주주들도 이 회장이 등기이사에 복귀해 그들의 질문에 답하고, 주주권익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을 직접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전문 경영인의 형식적인 발언보다는 오너의 생생한 한마디가 기업 신뢰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장에게 놓인 난제로 그의 등기이사 선임 시기는 전망하기 어렵다. 일단 사법 리스크부터 해결해야 한다. 검찰이 이 회장에 대해 항소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재판 출두는 불가피하다. 노조 리스크도 있다. 창사 55년 만에 삼성전자가 노조 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을 위기에 놓였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일본·대만 등과의 경쟁도 그에게 주어진 당면 과제다. 이번 슈퍼 주총에선 볼 수 없지만 내년, 내후년 주총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 회장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유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inryu0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