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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침묵을 줄이면 발언이 늘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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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침묵을 줄이면 발언이 늘어날까?

이병철 플랜비디자인 책임컨설턴트
이병철 플랜비디자인 책임컨설턴트
리더가 혼자 이야기하고 구성원은 노트북이나 메모장에 리더의 말을 받아 적는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이다. 특히 회의 상황에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자주 경험하는 것이다. 많은 직장에서 이러한 회의 상황의 침묵 원인에 대해 궁금해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침묵을 없애는 해결 방안으로 인터넷과 서적,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찾게 되면 ‘심리적 안전감’이라는 단어를 발견한다.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단어다. 구글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에서 말한 성공적인 팀의 5요소 중 하나로 유명하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팀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두려움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심리적 안전감은 조직의 리더들에게 많은 통찰을 주었으며, 리더들은 구성원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인 ‘발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따라서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기 위한 팀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하고, 리더를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코칭을 활용해 구성원의 발언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해결책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조직에서 침묵이 없어지고 발언이 증가했을까? 실제로 기업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질문을 해보면 여전히 어떤 구성원은 침묵하고 있고, 어떤 구성원은 발언이 증가했지만 의미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비중이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침묵과 발언은 무엇이 다를까?

침묵은 조직이나 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 제안, 생각, 질문, 우려를 리더에게 의도적으로 말하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 문제를 발견했을 때 목소리를 내는 것이 비난이나 처벌로 이어지기 때문에 침묵한다. 반면, 발언은 조직이나 팀에 성과나 업무수행을 향상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업무 관련 아이디어나 제안, 우려, 의견 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행위를 말한다. 침묵과 발언의 의미를 살펴보면 차이가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학술적인 연구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펜실베이니아대, 네덜란드 에라스뮈스대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침묵 감소’와 ‘발언 증가’는 서로 연결된 개념이 아닌 독립적인 개념으로 밝혀졌다. 발언은 심리적 안전감보다는 개인의 업무 자신감이나 성공 경험, 역량 수준, 권력관계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침묵은 심리적 안전감에 더 많은 영향을 받다는 것이다. 리더가 발언과 침묵을 구분해 생각해야 할 이유다.

일반적으로 리더들은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이 확보되면 구성원의 침묵이 줄고, 우리 팀이나 조직의 혁신과 성과에 도움이 되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침묵과 발언은 서로 독립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침묵을 줄인다고 해서 구성원의 높은 참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리더는 발언하지 않거나 침묵으로 일관하는 구성원을 일부러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추측을 하지 말아야 한다.

반대로 발언을 적극적으로 하거나 메신저에서 활발히 소통하는 구성원이 리더에게 숨기는 게 없을 것이라는 추측 역시 하지 말아야 한다. 직원들이 표면적으로 보이는 행동은 깊은 진실을 온전히 반영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구성원은 자신의 생각이 받아들여질 것이라 생각하면 침묵을 깨고 의견을 활발히 제시하겠지만, 그러지 않으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침묵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현명한 리더라면 침묵을 해소하기 위해 위험하거나 예민한 문제를 제거해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해야 하고, 발언을 높이기 위해 구성원 스스로의 역량을 활용하도록 보상과 성공의 기회를 적극 제공해야 한다.

침묵과 발언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조직의 건강과 생산성에 직결된 중요한 요소다. 발언과 침묵의 이면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리더가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성공적인 조직을 이끌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병철 플랜비디자인 책임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