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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이념 전쟁과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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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이념 전쟁과 역사 이야기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이미지 확대보기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필자는 어린 시절 화롯불에서 옛날이야기를 듣던 따뜻한 기억을 회상한다. 1960년대에는 이런 풍경이 흔했지만, 이제 이야기를 들려주던 어른들은 사라지고 그 아이들은 자신의 자녀에게 같은 경험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그 시절의 아이들은 책으로만 이야기를 전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어린 시절 동네 큰형이 들려준 이야기에서는 이승만 대통령과 김구 선생이 등장했다. 이승만은 선민의식을 가진 몰락 귀족으로, 김구는 정의로운 성격의 의인으로 묘사되었다. 두 사람은 다른 배경에서 성장했지만, 국가와 민족의 독립을 위해 싸우면서도 외교전략과 무장투쟁 등 서로 다른 노선과 접근 방식을 취했다.
3·1운동 당시 이승만(53세)과 김구(38세)는 미국과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위해 활동했다. 이승만은 미국 하와이에서 외교 활동을 통해 한국의 독립을 주장했고, 김구는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무장투쟁을 이끌었다.

일제 식민지 통치 아래 한국에서는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착취로 인해 민족의 자주성과 독립을 요구하는 다양한 사상이 나타났다. 독립운동가들은 여러 사회계층과 함께 서구의 민주주의, 사회주의, 민족주의를 수용하면서도 한국의 전통 사상과 문화가 이념적 기반이 되었다.
이승만과 김구는 3·1운동과 상하이 임시정부 설립 이후 독립과 자주성을 목표로 독립운동에 협력했지만, 1945년부터 1949년까지 신탁통치와 국가통합 문제로 인해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김구는 민족주의와 남북통일을 강조했던 반면 이승만은 반공주의와 중앙집권을 지지했다.

김구 암살 후 이승만은 그의 업적을 폄하했고 한국전쟁과 대미 외교에 공헌했지만, 부정선거와 4·19혁명으로 인해 하와이로 망명한 뒤 사망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은 현대사에 교훈을 주지만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은 독립운동의 다양한 노선에 대한 이해에 영향을 미친다.

윤석열 대통령의 '건국' 발언으로 논란이 일어났고, 야권은 역사 왜곡과 독립운동의 중요성을 간과했다고 비판했다. 이 발언은 이승만 기념관 건립 문제로 이어져 사회 분열을 초래했으며 3·1운동, 상하이 임시정부, 정부 수립에 대한 해석이 국가 정체성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승만과 김구의 이야기'는 한민족의 정서에 큰 가르침을 주기 때문에 계속해서 전해야 한다. 그러나 다양한 놀이문화와 기기의 등장으로 이야기꾼들의 이야기가 감동과 희망을 잃고 있어 민족의 고유한 기운을 후손에게 전하지 못할까 걱정이다.

8·15 광복절 행사가 이념 갈등으로 인해 대통령과 여권, 개혁신당은 세종문화회관에서, 광복회는 야 6당과 백범기념관에서 각각 개최되어 분열됐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이러한 행위는 광복절을 정치적 갈등의 장으로 만들고, 역사적 사실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찬 광복회장 간의 갈등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을 반영하며 극단적인 갈등이 ‘이야기 문화’를 위협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의 연속성은 중요하지만 권력과의 영합은 위험하다. 대통령실과 정치권은 옛날이야기를 이어가려는 의지와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필자는 이승만과 김구에 대한 해석이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역사의 정체성과 친일문제 등 현대사의 복잡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안타깝다. 우리는 석가모니와 예수의 제자들이 스승의 행적을 서사시로 전한 것처럼, 한민족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표현해 후손들에게 전해야 한다.

우리 이야기를 후손들에게 감동적으로 전하는 것이 중요하며, 우리는 역사 해석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8·15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과거의 교훈과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의 단결을 촉구하고 역사적 연대감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역사전쟁은 정치권력에 따라 역사가 선별되면서 갈등을 심화시킨다. 진정한 광복절을 기념하려면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 내년 광복절 행사에서는 역사 논란이 중지되고 화합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