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만 상품전략연구소장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중심에서 벗어나 시스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칩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대만의 반도체 전략과 기술 중심 생태계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대만은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반도체 산업을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국가 경쟁력의 바로미터이며, 전략적 재설계가 절실하다.
대만의 반도체 전략과 기술 중심 생태계
대만은 TSMC, 미디어텍, 콴타 등 주요 기업들이 제품 생산뿐 아니라 설계, 패키징, 테스트 등 전 과정을 주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만의 기업인들은 글로벌 시장과의 협업에 익숙하고,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한다. 정부는 기술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며 생태계의 뿌리를 튼튼히 했다. 이러한 유연성과 기술 중심 전략이 대만을 반도체 중심 국가로 만들었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제조, 설계, 후공정 등 각 분야의 기업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신주 과학단지에는 TSMC, 미디어텍, ASE 등 주요 기업들이 밀집해 있어 기술 교류와 협력이 활발하다. 또 정부는 '실리콘 실드' 전략을 통해 반도체 산업을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대만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에 올려놓았다.
대만 정부와 TSMC 협력으로 미국 공략
TSMC는 애리조나 공장 건설을 통해 미국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이 되었다. 이는 대만 정부의 전략적 지원과 함께 이루어진 결과다. 대만 정부는 'AI 행동 계획'을 추진하며 대학과 산업계를 잇는 교육-산업 연계를 강화했고, AI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세웠다. 이러한 정책은 TSMC, 미디어텍 등 민간 기업이 세계적 파트너와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정부가 방향을 잡고, 기업이 과감히 움직이는 '공공-민간 연합 전략'이 성과를 만들고 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000억 달러(약 146조 원)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며,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서버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TSMC의 5nm 및 4nm 공정을 활용해 고성능 GPU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AI 및 데이터 센터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협력은 미국의 반도체 자립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반도체, 메모리 중심에서 전략 전환해야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시스템 반도체와 AI 칩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미국의 TSMC와 대만의 기업들이 앞서가고 있다. 특히,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서버용 GPU를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미국의 반도체 자립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핵심 인력 확보와 중소기업 생태계 연계, 글로벌 파트너와의 설계 협업 등 포괄적인 전략 재구성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는 미래 기술 투자와 인재 육성에 확실한 방향을 잡고, 기업은 글로벌 협업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은 반도체를 국가 생존 전략으로 인식하고, 경제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기업이 하나 되어야 미래가 있어
이제는 반도체를 국가 생존 전략으로 인식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서로 다른 주체'가 아닌 '운명을 공유하는 한 몸'이 되어야 한다. 정부는 미래기술 투자와 인재 육성에 확실한 방향을 잡고, 기업은 글로벌 협업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반도체 생태계는 메모리 중심에서 벗어나 시스템, 패키징, 설계, AI 인프라까지 넓혀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연결 고리에 정부가 함께 있어야 한다. 대만처럼 정부가 전면에 나서고 기업이 뒷받침하는 전략 전환이 절실하다. 한국의 반도체 미래는 단순히 수출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바로미터다. 이 싸움에서 지면 미래를 잃는다.
세계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제, 안보, 외교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TSMC와 대만은 '기술로 국방을 지키는 국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민간 주도형 산업 구조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전폭적 전략 수립과 인재 투자가 시급하다. 기업은 글로벌 협업에 적극 나서고, 정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반도체는 경제와 안보의 본체이며, 미국도 이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도 '국방과 경제를 아우르는 반도체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반도체는 단순한 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요즘 반도체를 '최종병기'로 표현하며, 이를 국가안보사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반도체가 경제와 안보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