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과 5월 채권 순매수 규모가 2조 원대로 급감한 것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 초반대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 하락에 대한 관망 심리에다 새 정부의 추경 편성과 재정 적자 확대 우려도 채권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이다.
대신 미국 채권투자 선호 심리는 뚜렷하다. 개인투자자의 미국 채권 순매수 규모는 5월에만 15억2605만 달러(약 2조1000억 원)다. 월간 순매수 규모로 보면 역대 최대 기록이다.
달러당 원화 환율 하락으로 환차익 기대감이 커진 데다 미 국채 가격도 사상 최저란 점을 노린 모양새다. 초고액 자산가들의 경우 30년물 미 장기채권을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피난처로 보고 투자한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관세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금리 인하를 유보 중이다.
글로벌 투자자들로서는 미 장기채권 매수 적기로 판단할 만하다. 채권을 가장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는 시점이 금리 인하 직전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장기채권 투자는 금리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될 수 있으면 채권 가격이 쌀 때 장기채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몰리는 이유다.
미국 장기채에 대한 인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높다. 최근 일본 투자자들이 자국 국채보다 미 국채를 선호하는 것도 미 관세정책의 피해를 회피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관세를 매기면 단기적으로 금리가 올라가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경제성장률 둔화와 금리 인하 요인이다. 게다가 초장기 미 국채 판매를 관세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경우 채권 가격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세법 개정안에 들어있는 외국인 투자수익에 대한 과세 강화 조항 등 악재도 많다.
신중한 채권투자 전략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