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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중앙은행 골드러시, 하반기에도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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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중앙은행 골드러시, 하반기에도 이어지나

금은 유로화를 제치고 주요 국가 중앙은행의 두 번째 준비자산으로 부상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금은 유로화를 제치고 주요 국가 중앙은행의 두 번째 준비자산으로 부상했다. 사진=연합뉴스
중앙은행의 준비자산은 경제 혼란기를 견디기 위한 비상 자금이다. 비상 자산의 조건은 위기 때도 가치를 유지하는지와 쉽게 매각할 수 있는지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 수십 년간 각국 중앙은행이 미국 국채 29조 달러를 비상 자산으로 보유해온 이유다. 하지만 달러 약세 기대와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이런 기류를 뒤흔들고 있다.

금은 유로화를 제치고 중앙은행의 두 번째 준비자산으로 부상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사상 최대 규모로 금을 순매수한 결과다. 지난 3년간 각국 중앙은행이 순매수한 금은 연간 1000톤을 넘는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금위원회(WGC)가 72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43%가 향후 1년간 금 보유를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8년 만의 최고치다. 줄인다는 응답은 없다. 지난해의 29%보다도 늘어난 수치다.
현재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은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 당시의 최고치와 맞먹는 규모다.

금의 내재적 가치보다는 대체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관세 전쟁 이후 금은 주식이나 에너지 주요국 통화를 앞서는 최고의 자산으로 자리를 잡았다.

금은 가장 불안한 조건에서 선택하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의 부채 증가도 골드러시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트럼프 감세 법안으로 인해 미국의 재정 부채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금 가격은 올해에만 30%나 올랐다. 4월 초 관세 전쟁 선포로 시장 충격을 피할 피난처를 찾아 나선 투자자들이 금에 자금을 밀어넣고 있어서다.

미국이 동맹국에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행동하는 것도 금 선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물론 금이 가진 물리적인 한계는 분명하다. 그렇다고 금융·무역 시스템상 금이 달러를 대체할 수도 없다.

중앙은행발 골드러시가 주는 의미에 주목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