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수정 전망치는 0.8% 성장이다. 지난 5월 내놓은 전망치와 같다.
이번 2차 추경으로 인한 민간 소비 확대가 건설투자 부진을 만회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정부의 건설현장 안전관리 강화 정책과 대출 규제 여파로 올해 건설투자는 1년 전보다 8.1%나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앞선 전망보다 3.9%P 더 낮춘 것이다.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미국 관세를 고려한 분석이다. 게다가 반도체·의약품 등 구체화되지 않은 품목 관세도 고려해야 한다.
생산인구 감소와 투자 둔화에다 대외 여건 악화를 종합하면 내년 잠재성장률이 0%대까지 추락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인 셈이다.
고용노동부의 통계를 보면 7월 기준 1명당 일자리 수는 0.4개다. 1999년 7월의 0.39 이후 26년 만에 가장 낮은 구인배수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업황 부진으로 일자리가 꾸준히 줄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20대 '쉬었음' 인구는 42만1000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7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다.
정부도 향후 5년간 200조 원 넘는 투자를 통해 공급과 수요 양면에서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청사진을 마련 중이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 육성과 인프라 투자를 통해 한국 산업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구상이나 정부 주도로는 한계가 있다.
민간 기업의 참여와 국내외를 아우르는 시장 확대가 필수적이다. 에너지 투자도 국내 전력망을 확충하는 차원을 넘어 해외 투자까지 지원하는 선견지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