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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부흥’,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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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부흥’,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때

성상품화 서브컬처에서 벗어나 진짜 매력 찾아야
돈 쓸 수 있는 직장인들을 위한 친절한 게임 필요
최정호 글로벌 이코노믹 IT·바이오 부장이미지 확대보기
최정호 글로벌 이코노믹 IT·바이오 부장
그동안 천대받던 게임업계가 관심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이 게임산업을 밀어주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어서다. 게임은 성인보다는 학생들이 많이 해 학부모들을 설득하기 어려워 산업 육성 고착 상태에 빠져 있다. 정부와 여당이 밀어줘도 학부모들의 반발과 게임 중독이라는 큰 벽을 넘어야 된다.

문제는 큰 벽을 넘었다 해도 게임업계에 순풍이 불지는 의문이라는 점이다. 대중을 게임에 빠트릴 수 있는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e스포츠를 보더라도 대중이 열광하는 새로운 게임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래된 게임들을 종목으로 채택해 재탕하고 있는 수준이다. 최근 게임사들이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게임은 서브컬처 장르다. 서브컬처 게임 포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게임들은 어떠한가. 만화풍의 2D 그래픽에 과도하게 에스라인이 강조된 미소녀들이 등장해 모험을 하는 그런 게임이다. 왜 게임을 학부모들이 반대하는지 알 수 있다. 게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하는데, 과연 이용자들이 돈을 쓰는 게 적절한지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필자는 유년 시절 게임을 즐겼었다. ‘워크래프트2’와 ‘커멘드앤컨커 레드얼럿’,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인생 게임이다. 이후 친구들과 ‘스타크래프트’와 ‘레인보우식스’를 해보긴 했으나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또 MMORPG 게임도 무료 버전인 것들을 친구들과 함께 해봤지만 흥미를 갖지 못했다. 그러고는 게임을 하지 않았다. 이게 19년 전의 일이다. 몇 년 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를 하기 위해 플레이스테이션을 구입했지만 다른 게임들은 별로 하지 않았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게임 데스크를 맡게 되면서 이 산업을 알지 못하면 좋은 기사를 생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래서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담당 기자에게 추천받은 게임인 ‘마비노기 모바일’을 해보기로 했다. ‘2025 대한민국 게임 대상’ 대상 수상작이라 기대감이 컸다. 게임산업을 알기 위해 과감하게 돈을 투자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마비노기 모바일을 내려받아 시작했다. 필자의 스마트폰이 ‘아이폰13 미니’인 관계로 그래픽 구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시작하자마자 전투 한 번 하고 나니 배회할 수밖에 없게 해 놓았다. 바쁜데 굳이 게임 방법을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빠져들 수 있는 친절함은 없는 것일까.
능력치와 무기, 재화 등을 구매하지 않으면 게임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하는 게 게임사의 매출 전략이다. 또 게임 속에서 많은 유저들과 유대를 형성하고 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어야 된다. 다른 유저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다양한 아이템들을 구매해야 된다. 이것 역시 게임사의 마케팅 포인트다. 이용자들을 이 두 가지 단계까지 다다르게 하기 위해선 게임이 매력적이어야 하며 친절함이 있어야 된다.

또 게임의 세계가 중독과 스트레스로 압축돼서도 안 된다.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하는데 그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역시도 안 될 노릇이다. 게임을 통해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더 게임에 집착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풀고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해 돈을 쓰고, 커뮤니티 속에서 더 즐거울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기업들이 이 가치 실현에 집중한다면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질적이며 양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정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unghochoi55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