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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서민 먹거리 물가,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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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서민 먹거리 물가,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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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빵과 라면, 과자와 음료 등 일상 먹거리 가격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물류비·인건비·생산비까지 겹치며 식품업계 부담도 커졌다. 한 번의 인상은 작아 보여도 반복되면 생활비를 압박하고, 특히 청년과 서민 가계 체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가격 상승은 제과·제빵에서 라면, 과자, 음료, 즉석밥, 만두 등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는 장을 볼 때마다 이전보다 높아진 가격을 확인하게 된다. 여러 품목의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 값싼 제품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가계의 식비 부담을 충분히 낮추기 어렵다.

빵 한 개 가격에는 밀과 계란, 설탕, 팜유 같은 원재료뿐 아니라 포장재와 전기료, 인건비, 제조·물류비도 반영된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이 상승하면 기업이 이를 모두 흡수하기 어려워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자에게는 소액 인상이지만 반복되면 부담은 커진다.

라면과 과자는 가격 변화에 민감한 대표적인 생활품이다. 특히 라면은 간편한 한 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기업이 대표상품의 가격을 유지하더라도 다른 제품 가격이 오르면 전체적인 식품비 부담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음료도 원재료와 포장재, 운송비 등 생산과 유통에 필요한 비용의 영향을 받는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반드시 한 번의 큰 가격 인상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상품이 조금씩 오르면 매일 지출하는 금액이 늘어난다. 작은 인상이 반복될수록 체감물가도 높아진다.

청춘이 즐기는 즉석밥과 만두, 조미식품, 수산가공품 등 다양한 가공식품 가격까지 오르면 선택 폭은 좁아진다.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를 늘려도 식재료와 가공식품 가격이 함께 상승하면 절약 효과가 제한적이다. 소비자는 구매량을 줄이거나 할인제품을 찾게 된다.

필자는 기업들이 모든 제품의 가격을 올리기보다 일부 품목만 조정하는 ‘핀셋 인상’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본다. 대표상품 가격을 유지해 소비자의 가격 저항을 낮추려는 전략이다. 기업에는 원가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지만, 소비자에게는 여러 품목의 작은 인상이 누적될 수 있다.

자영업자는 원재료 가격들이 오르면 먼저 비용 부담을 떠안지만, 판매가격을 쉽게 올리기는 어렵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고, 유지하면 이익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결국 매출과 수익성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먹거리 물가 상승이 자영업자에게 특히 가혹한 이유이다.

자영업자가 오른 원가를 감당하지 못하면 음식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는 외식을 줄이거나 저렴한 메뉴를 찾는다. 소비 감소는 다시 자영업자 매출을 압박한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소비자·자영업자 모두에게 부담을 주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 수입 원재료의 원화 환산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까지 오르면 기업 부담도 커진다. 가격 인상은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식재료를 사용하는 자영업자는 높아진 원가를 다시 떠안는다. 환율 변화가 생활비로 이어지는 구조이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확대하고 900억 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할인기간도 연장하고 구매 할인 한도도 없애 소비자의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명절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단기적인 대책이라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추석 성수품 공급량도 평소보다 1.6배 확대할 계획이다.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공급을 늘려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추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기후와 생산비, 유통비용 상승이 계속된다면 일시적 공급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 기반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할인과 지원을 넘어, 생산·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저장과 운송, 도매와 소매 과정의 불필요한 유통비용을 줄이고 공급망을 안정시켜야 한다. 기업 역시 생산성과 물류 효율을 높여 원가를 낮춰야 한다. 그래야 가격 부담의 전가를 줄일 수 있다.

먹거리 물가 상승은 소비자의 장바구니와 자영업자 매출을 동시에 압박한다. 소비자는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양이 줄고, 자영업자는 같은 매출에서 비용 부담이 커진다. 따라서 물가 안정은 가격표만 낮추는 문제가 아니라, 공급과 유통을 개선해서 양쪽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