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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샤힌이 던진 질문, 정부의 몫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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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샤힌이 던진 질문, 정부의 몫은 무엇인가

산업부 최유경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산업부 최유경 기자
2024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현 산업통상부)는 울산에서 석유화학 투자지원 전담반을 출범시켰다. 에쓰오일(S-OIL)의 샤힌 프로젝트 등 대규모 투자의 현장 애로를 해소하고 적기 준공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2년 반이 지난 지금 샤힌은 상업가동을 앞뒀지만, 울산의 기존 석유화학 업체들은 사업 재편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승인한 대산·여수 사업 재편 계획에는 에틸렌 생산능력 249만t 감축이 담겼다. 반면 샤힌은 연간 180만t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춘 신규 설비다. 기존 설비를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생산능력이 더해지는 상황이다.

샤힌은 최신 공정을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투자다. 중국의 공급 과잉과 중동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에 맞서려면 설비 효율화와 고부가 제품 전환이 필요하다. 문제는 기존 업체들이 어떤 설비를 포기하고 그 비용을 얼마나 감당할지를 놓고 이해관계가 엇갈린다는 점이다.
정부는 에쓰오일에도 사업 재편에 기여할 것을 요청하며 협의해 왔다. 울산의 합의가 지연되는 지금, 참여를 독려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별 부담을 조정할 구체적인 해법이 요구된다.

석유화학은 설비 의존도가 높은 장치산업이다. 공정을 단기간에 바꾸기도, 줄인 생산 기반을 다시 갖추기도 어렵다. 설비 감축에 투입하는 비용은 기업의 다음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 감축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향후 경쟁력과도 연결되는 이유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도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고부가가치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지만 “정책적으로 마무리해 주는 것은 산업부의 몫”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업 재편 기업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책을 마련했다. 울산에서도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해 사업 재편 합의를 도출하고, 이후 고부가 사업 투자까지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샤힌의 투자 추진을 지원하고 석유화학 사업 재편을 이끌어온 정부가 마지막까지 책임 있게 매듭짓기를 기대한다.


최유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oiyu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