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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송배전망 사업 '민간 투자 허용' 고려…한전 사업자금 조달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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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송배전망 사업 '민간 투자 허용' 고려…한전 사업자금 조달 한계

산업부, ‘해상 그리드 구축 촉진 민관협력방안 연구’ 용역 발주
서해안~수도권 HVDC 건설 사업 민간 투자 일부 허용 가능성
민간 송배전망 건설 후 한전 '기부채납’ 등 다각도 방식 고려

한전 광주전남본부 직원들이 전남 지역 해월철탑 송전선로를 정밀 점검하는 모습. 사진=한전 광주전남본부이미지 확대보기
한전 광주전남본부 직원들이 전남 지역 해월철탑 송전선로를 정밀 점검하는 모습. 사진=한전 광주전남본부
정부가 수십조원대 누적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전력이 자금 조달 한계에 부딪히자. 정부가 해상 송배전망 구축에 민간 투자를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서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구축과 해상풍력 등 신사업 분야의 민간 투자가 허용될지 주목된다.

주요 선진국 중 한국은 전력 산업을 정부가 독점하는 체계다. 전력 산업을 구성하는 발전과 송배전, 판매 3개 부문에서 발전을 제외하고는 민간의 허용이 금지돼 있다.
30일 조달청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7일 '해상 그리드 구축 촉진 민관협력방안 기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서해안-수도권 송전선로 본격 추진에 앞서 해상 송배전망 구축에 민간 투자 방식을 모색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산업부는 도로,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SOC) 설치를 위해 많이 활용되고 있는 '민관협력' 방식을 해상풍력과 연계된 해상 송배전망 구축에 적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전력 분야 민간 참여를 허용하고 있는 독일, 일본의 해상 송배전망의 설치와 관련된 절차 규정이나 의견수렴 과정 등을 살펴본다.

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전력 산업은 발전과 소매 부문에서 경쟁 체제를 갖췄다.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민영 기업들이 전기 생산과 판매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송변전 사업자, 해상풍력발전 업계, 해상 그리드 기자재 업계, 학계, 연구계 등 전문가 자문단 의견을 수렴해 민관협력 방안도 찾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송배전망에 대해 민간 참여를 고려하는 배경에는 한전이 자금 조달 여력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발전 원가에 부합하는 적절한 전기요금 인상이 막히고, 부채는 200조원대를 넘긴 상황에서 회사채로 인한 자금 조달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현행법에 불가능한 송배전망 인프라 사업의 민간 참여를 허용해 이를 타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국내 전력 산업에서 당장 시급한 과제는 송전선로 부족으로 발생하는 계통 불안정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부는 지난 5월 서해안과 수도권을 잇는 HVDC를 구축을 발표한 바 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와 원전이 집중된 호남 지역의 전기를, 데이터센터가 밀집해 전력 수요가 큰 수도권으로 보내는 해상 전기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누적 적자만 47조원에 달하는 한전이 전력 인프라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산업부는 서해안~수도권 HVDC 건설에 대해 민간 투자를 일부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송배전 사업은 한전만 할 수 있기에 민간에서 시설을 건설하고 한전에 넘기는 기부채납 방식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전이 구축했을 때보다 민간에서 더 빠르게 마련할 수 있다면 사회 전체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신산업 생태계가 새로 구축돼 해외 수출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