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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지식산업센터...공실대란·고금리에 경매 물량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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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지식산업센터...공실대란·고금리에 경매 물량 '폭증'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부동산 호황기 우후죽순 분양
임차인 못 구해 장기간 '텅텅'...공실 대란에 작년 경매 70%↑

지난 1월말 기준 전국에 공급된 지식산업센터(설립승인 기준)는 총 1529곳으로 지난 2020년 4월 1167곳 이후 362곳이 늘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월말 기준 전국에 공급된 지식산업센터(설립승인 기준)는 총 1529곳으로 지난 2020년 4월 1167곳 이후 362곳이 늘었다. 사진=연합뉴스
저금리에 집값이 오르던 시절 각종 규제가 주택에 집중되자 이를 대체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받았던 지식산업센터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대규모 공실 사태와 맞물리며 고금리에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한 투자자들의 매물이 경매에 쏟아지고 있어서다.

12일 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전국에 공급된 지식산업센터(설립승인 기준)는 총 1529곳으로 지난 2020년 4월 1167곳 이후 362곳이 늘었다.
지식산업센터는 과거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렸던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업 등의 사업장과 그 지원시설 등이 입주할 수 있는 3층 이상의 건물을 말한다.

주택과 달리 전매 제한 등 각종 부동산 규제를 피할 수 있고 분양가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저금리에 집값이 오르던 시절 각종 규제가 주택에 집중되자 이를 대체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처럼 부동산 호황기 인기 투자처로 주목받았던 지식산업센터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의 공급은 늘었으나 최근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면서 전국 곳곳에서 임차인을 못구해 대규모 공실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투자했다가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한 투자자들의 매물이 경매에 쏟아지고 있어서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경매 시장에 나온 지식산업센터는 총 688건으로 지난 2022년 403건에 비해 70%나 증가했다.

매물은 쏟아진 반면 수요는 줄면서 지난해 경매 매물 가운데 28.9%만이 낙찰됐다. 낙찰률이 지난 2022년 기록한 45.2%에 대비 16.3%p 낮아졌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 역시 같은 기간 88.7%에서 지난해 71.2%로 떨어졌다.

지식산업센터 공급 과잉과 이에 따른 공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식산업센터 입주 업종에 포함되지 않았던 통신판매업과 전문건설업 등을 '제조업 부대 시설'로 간주해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산업집적법) 시행 규칙을 개정해 이달 중 시행하기로 했다.

또한 공급 과잉을 방지하기 위해 향후 각 지방자치단체가 새 지식산업센터 설립을 승인할 때 지역 내 입주 수요와 공급 현황 등 시장 상황을 적극 고려하도록 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주수요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공급으로 투기수요만 양산하다 보니 대규모 공실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며 "인허가 물량을 고려하면 당분간 지식산업센터 공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성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ava0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