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99.9'...기준선 아래로 추락
대출 규제에 수분양자 자금조달 '한계'...아파트 거래 위축
강북구 '한화포레나미아' 최초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 나와
서울의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매수 심리가 꺾이면서 신규 아파트 조차 최초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의 급매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어서다. 대출 규제에 수분양자 자금조달 '한계'...아파트 거래 위축
강북구 '한화포레나미아' 최초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 나와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99.9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 24일(98.9) 이후 처음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나타낸다.
분양업계에서는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와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제한 등 정부의 전방위 가계 대출 규제로 아파트 거래가 위축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내려가지 않아 주택 수요자들이 매매 대신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영향으로 주택 매수 심리가 꺾이면서 서울에서는 최초 분양가 보다 낮은 가격의 매물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1월 준공 예정인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에서 최근 전용면적 80㎡ 분양권 매물이 지난 2022년 10월 최초 공급 당시 평균 분양가인 10억8415만원에 비해 6100만원이 넘게 하락한 10억2251만원에 나왔다. 또한 같은 단지 전용면적 84㎡도 분양가보다 3000만원 낮은 가격의 매물이 등장했다.
지난 3월 입주한 동작구 상도동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에서도 지난달 전용면적 84㎡ 매물이 11억6500만원에서 13억3696만원에 거래됐다. 분양 당시 같은 면적 최고 분양가는 13억9393만원이었다.
여기에다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도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지난 8월 150건으로 늘었지만 스트레스 DSR 2단계가 본격 시행된 9월에 95건, 10월 82건으로 줄어 들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며 당분간 급매물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관련 한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 이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를 향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며 조정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자금조달이 어려운 일부 수분양자가 급매로 분양권을 내놓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성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ava0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