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올해 안에 자산매입 규모 축소 시작, 내년 중반 완전 종료`라는 구체적인 일정도 제시했다.
그는 "경제 개선이 뒷받침된다면 연준은 올해 말 양적완화 규모의 속도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면서 “만약 경제지표가 지속적으로 기대에 부응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양적완화 규모 축소하고 중반에는 중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기준 금리와 자산 매입 규모를 현행대로 유지했지만 버냉키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출구전략`을 선언하면서 금용시장은 요동쳤다.
디시전이코노믹스의 케어리 리헤이(Cary Leahey)선임이코노미스트는 "버냉키 의장은 연준의 경제전망 보고서에 기반해 정책을 설정하는데 이번에 시장 예상보다 연준이 보는 경제전망이 낙관적으로 제시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 실무진은 경제 여건에 따라 유동적으로 출구전략을 실시하겠다고 말했지만 금융시장은 양적완화 연내 시행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보고서는 내년 실업률 전망치를 최저 6.5%로 제시했으며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이전 2.9~3.4%에서 3.0~3.5%로 높였다.
이에 따라 미국 양적완화 수혜를 받은 신흥국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단기적인 충격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출구전략이 미국 경기 정상화를 의미하는만큼 이제 경제지표 개선세에 조금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예상되면서 단기적인 충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버냉키의 발언으로 미달러화 강세기조가 예상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우리나라 같은 신흥국시장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기관의 경우 관망세를 취하거나 저가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달 들어서만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서 3조8000억원 어치의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앞서 반영된 움직임이 있어 충격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는 미국 지표 호조와 출구전략 우려로 5월 초부터 급등세를 보이다가 6월14일 출구전략 우려가 완화되고 기술적 지지선에 부딪히면서 급등세는 일단 진정됐다고 본다”면서 “연준의 정책변화가 어느정도 가격에 선반영되기는 했으나 추가적인 가격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버냉키의 발언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었다”면서 “코스피가 외국인의 매도에 맞설 기관의 경우 관망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단기적인 충격은 있겠지만 10~20포인트 수준의 낙폭으로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아시아 증시가 침체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출구전략'으로 2004년 일어난 조정 국면이 올해 여름 재현될 수 있다"며 "아세안 증시가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유발한 유동성 장세의 수혜를 봤던 금융시장일수록 출구전략'에 크게 반응할 것"이라며 "양적완화 조치에 힘입어 채권, 주식, 부동산 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한 아세안 시장이 가장 큰 충격에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고 말했다.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출구전략 여파가 있겠지만 코스피 중장기적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단기 조정을 겪을 수 있으나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기 위한 필연적 과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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