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왓츠앱' 인수로 낮은 배당 우려 외국인 이탈
네이버의 주가 하락 배경이 낮은 배당수익률에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급락의 배경으로 제시된 페이스북의 ‘왓츠앱’인수는 외국인들이 네이버를 매도 할 수 있는 명분이 될 뿐이라는 것이다. 20일 네이버(035420)는 4% 넘는 급락세로 출발해 좀처럼 낙폭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7거래일 연속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를 보였던 것과는 달리 매도 창구 상위엔 외국계 증권사들이 다수 올라 있다.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네이버의 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로 외국인 중심의 매도 물량이 출회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일 페이스북은 세계 1위 모바일 메시징 업체인 ‘왓츠앱’을 최대190억 달러(20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왓츠앱은 4억 5천만 명에 달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다.
김진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왓츠앱 이용자의 1인당 인수 가치는 약 4.5만원으로 추정된다”며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이전에 인수에 실패한 스냅챗을 견제하려는 의도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네이버 라인의 경쟁강도가 커질 수 있으나 콘텐츠 제휴 등을 감안한다면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왓츠앱은 북미와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라인은 동남아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등 그 배경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라인의 실적 성장에 힘입어 네이버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주당 20만 원 수준에서 70만 원이 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모바일 메신저 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실적 성장과 함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한편 모바일 메신저 산업에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지만 그 전망에 비해 수익구조는 불명확하다. 뿐만 아니라 업체별 공략하는 시장도 다르다. 따라서 현재 이번 왓츠앱 인수만을 놓고 향후 라인의 전망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하지만 네이버의 주 하락 원인은 배당수익률이 낮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실제 우리나라 증시와 배당금의 상관관계는 0.8 수준이다. 상관관계지수는 1에 가까우면 그 연관성이 높고 0에 가까울수록 아무런 관계가 없다. 또한 -1에 가까우면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인다. 따라서 0.8이라는 것은 주가와 배당의 관계가 연관성이 높다는 것이다.
네이버 측는 지난 5일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735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당시 네이버 종가기준 0.1%에 해당하는 수치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배당금을 현재의 10배로 증가시킨다 해도 1% 밖에 되지 않는다.
주식투자에 있어서 수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여 높은 가격에 매도하여 차익을 남기는 방법과 다른 하나는 주식을 보유한 채 매년 배당금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배당수익률이 낮거나 없다면 결국 주식을 매도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는 주가의 상승을 제한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에 한 증권사 관계자는 “네이버가 고평가 됐다는 얘기는 이전부터 계속 나왔다”며 “하지만 성장률 측면에서 본다면 네이버가 고평가라 볼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반면 네이버의 배당금은 주가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왓츠앱 이슈로 매물압박이 거세질 것”이라 주장했다.
한편 네이버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는 모바일 서비스의 중심에 있는 라인과 같은 메신저 서비스의 가치를 나타내는 하나의 사례”라며 큰 우려를 표명하지 않았다.
[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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