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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배당도 극과 극…대신증권, 메리츠증권 우뚝 vs 한화투자증권 등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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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배당도 극과 극…대신증권, 메리츠증권 우뚝 vs 한화투자증권 등 불투명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에 배당확대 봇물
유안타증권 배당결정 부담, 이익잉여금 촉각

주요 증권사 배당금현황, 4일 기준, 자료=한국거래소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증권사 배당금현황, 4일 기준, 자료=한국거래소
증권사 배당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사상최대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는 배당금을 올리고 있다. 반면 실적이 부진한 증권사는 배당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배당증가율 60%로 최고, 이베스투자증권 고배당 동참


4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공시를 통해 2020회계연도 배당결정을 밝혔다.

전년 대비 주당 배당금을 보면 삼성증권은 1700원에서 2200원으로, 메리츠증권은 200원에서 320원으로, 교보증권은 400원에서 450원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345원에서 550원으로 늘었다. 배당증가율로 보면 메리츠증권 60%, 이베스트투자증권 59%에 이른다.

이들 배당금상향 증권사의 공통점은 지난해 역대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처음으로 순이익 1000억 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10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6% 증가했다. 매출액은 1조7665억 원, 영업이익은 13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7%, 23.8%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창사 이래 역대 최대실적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26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4.6% 증가한 수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영업이익은 6793억 원, 당기순이익은 50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1%, 30% 급증했다. 3년연속 사상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우수한 수익성을 뽐냈다.

아직 배당공시를 하지 않은 증권사들도 사상최대 실적을 앞세워 배당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2019회계연도에 26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증권업계 처음으로 '세전이익 1조 원 시대'를 연 것을 감안하면 2020년 배당금확대가 유력하다. 키움증권도 2019년에 2000원의 배당을 했다. 지난해 순이익 69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91.3% 로 급증하며 역대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배당금의 대폭 인상이 확실시된다.

◇역대최대 실적 키움증권 배당확대 확실시…대신증권 고배당 눈길


반면 배당에 주저하는 증권사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대표사례다. 한화투자증권은 2015년회계연도부터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으로 배당전망은 불투명하다. 실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서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999억 원, 당기순이익 9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6%, 31.9%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충격에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지연 등에 361억 원의 적자를 낸 것이 치명타였다.

지난해 배당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이 2000억 원에 이르나 지난 2016년 9월 일반공모 방식으로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당시 주가가 낮아 신주 발행가가 액면가 5000원보다 낮은 2245원에서 결정되면서 주식할인발행차금이 발생한 탓에 배당여력이 신통치 않다. 이익잉여금은 영업활동이나 재무활동의 결과 축적된 이익으로 사내에 유보된 부분을 뜻한다. 주식할인발행차금은 주식을 액면가액 미만으로 발행할 경우 액면가액에서 납입액을 공제한 잔액을 뜻한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1000억 원 순이익을 냈으나 이익잉여금이 과거 배당할 당시에 비해 부족한 것이 부담이다.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400억 원으로 동양사태 이전에 배당을 한 이익잉여금 4000-5000억 원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다.

눈에 띄는 사례도 있다. 고배당 증권사로 손꼽히는 대신증권은 외국계 헤지펀드로부터 더 높은 배당요구를 받고 있다.

대신증권은 2일 이사회에서 보통주 1200원, 우선주 1250원, 2우B 1200원 등 총 804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대신증권의 2020년 회계연도 배당성향은 별도실적 기준 47.2%다. 기존의 배당성향 가이드라인인 30~40% 수준보다 다소 늘어난 규모다. 이는 지난해 2배 가까이 늘어난 당기순이익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연결기준 2020년 영업이익 249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9.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643억 원으로 같은 기간 74.8% 늘었다. 이 같은 고배당에도 미국계 헤지펀드 SG펀더멘탈은 대신증권에게 배당 확대, 이사 보수한도 삭감, 자사주 소각 등을 요구했다. SG펀더멘털은 지난해 배당금 1000원을 500원 올린 1500원으로 배당확대에 대한 주주제안을 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앞으로 30~40% 수준의 배당정책을 유지하겠다”며 “현금배당,자사주매입 등 주주가치제고에 꾸준히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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