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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시장 성과와 전망] 1.IPO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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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시장 성과와 전망] 1.IPO 시장

내년 부활 조짐…"섹터·테마에 집중"
소재·부품·장비·폐배터리·로봇 관련 유리
상장 연기·철회 기업 재도전 줄줄이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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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금융투자시장은 코로나로 촉발된 유동성 파티의 후유증이 컸던 한해였다. 주식시장만 봐도 2021년 3000선을 넘나들던 코스피는 2300선까지 추락했다. 고객 예탁금이 연초 대비 절반 가까이로 줄어들 정도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보다는 안전자산을 선호했다. 한국증시의 경우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반도체와 바이오, 이차전지, 인터넷 등 기술주에 대한 비중이 높다보니 금리 상승기에 더욱 하락폭이 컸다. IPO시장도 일부 종목으로 자금 쏠림이 심화되면서 상장철회가 이어졌고, 쏠림현상에 따른 기업 자금 조달에 애를 먹기도 했다. 인수합병(M&A) 시장은 상반기까지는 지난해의 온기가 이어지는 듯했지만 금리인상, 불황우려 등 악재가 쌓이며 갈수록 위축됐다. 그나마 펀드시장은 전년 말 대비 6% 가까이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 해 연간성장률의 13.4%에 비해서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글로벌이코노믹은 2022년 금융투자시장, 즉 주식시장 뿐 아니라 IPO, M&A, 펀드, 파생상품, 벤처캐피탈, 가상자산 등 2022년 시장을 들여다보고 2023년을 전망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역사상 가장 흥했던 지난해와 달리 부진했다. 경기 악화에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한 기업들이 발생했고 투자자들도 많이 떠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규 상장 기업 수와 공모 규모 모두 적지 않은 결과를 기록했다. 다만 공모 규모가 1조원 이상인 대어급 기업의 상장이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 단 한 곳뿐이었단 점은 아쉬운 점이다.
내년 IPO 시장에서 제시하는 공모 조건은 투자자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내년 IPO 시장에는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업들은 물론 투자자들이 다시 모여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티이엠씨(반도체용 특수가스 생산업체)를 비롯해 오브젠(기업용 마케팅 솔루션 소프트웨어), 샌즈랩(사이버 IT 보안), 한주라이트메탈(알루미늄 자동차, 해양선박 부품 판매), 미래반도체(반도체 유통 서비스)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어 2월에는 스튜디오미르(애니메이션 제작·기획)가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증권가에선 내년 3분기 이후 IPO 유망 기업으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에이피알 등이 언급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실적을 바탕으로 한 성장성이 기대돼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 전지용 양극재의 원천인 전구체 전문 생산기업으로 에코프로의 자회사다. 2차전지의 핵심기능을 결정하는 양극소재 중 전구체 원가 비중이 50% 이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수혜가 예상된다.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의 연간 실적을 뛰어넘는 44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97억원으로 높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내년 3분기 이후 상장할 계획이다.

에이피알의 경우 뷰티·피부미용 기기, 패션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갖고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주요 보유 브랜드로는 스트리스 패션 브랜드 '널디'와 다마스킨케어 브랜드 '메디큐브' 등이 있다. 효과적인 제품 기획, 마케팅 채널 확보 등으로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696억원, 영업이익 1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57.4%, 306% 성장한 기록이다.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마찬가지로 내년 3분기 이후 상장을 계획 중이다.

여기에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골프존커머스, CJ올리브영, SSG닷컴, 태림페이퍼, 케이뱅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밀리의 서재, 제이오 등 올해 상장 계획을 철회한 11개 이상의 기업에 대한 상장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 가격과 유통물량을 조정해 다시 상장을 시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상장규정에 따르면 기업이 상장예비심사 결과를 통지받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신규상장 신청서나 재상장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예비심사 결과 효력을 상실한다. 따라서 기업들이 이미 얻은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 재도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IPO 시장은 인플레이션 위험 확대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부진했던 만큼 투자자들의 요구 수익률이 높아졌다. 이에 공모가 밴드와 보호예수 비율 등 공모 조건이 투자자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내년 상반기부터는 상장 기업과 함께 IPO 시장에 유입되는 투자자 역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유동성이 줄어든 시장과 기업의 희망 시가총액 사이에서 그 간극을 줄이는 과정이 기업에는 불만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금 조달, 기존 투자자 회수 등을 목적으로 상장에 재도전하는 기업들이 다수 발생할 것으로 점쳐진다.

내년 공모 시장에서는 특정 섹터와 테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참여 기관과 개인의 수요 기반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다.

올해의 경우 시장이 하락하는 데도 불구하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과 폐배터리, 로봇 등의 특정 섹터와 테마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상장 이후 성과 역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신규 상장 기업 수는 코스피 4개사, 코스닥 66개사로 총 70개사다. 역대 가장 흥행했던 지난해 89개사 대비 21.35% 감소했다. 반면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평균 74개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5.41% 줄어드는 데 그쳤다.

올해 연간 공모 규모는 약 16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0조원 대비 20% 감소했다. 그러나 절대적 규모로는 지난해에 이은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아쉬운 점은 올해 공모 규모가 1조원 이상인 대어급 기업의 상장이 연초 LG에너지솔루션 외에는 없었단 점이다. 중요한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공모 규모 16조원 중 12조7500억원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올해 공모가 대비 성과가 좋은 종목을 살펴보면 '공구우먼'이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종가를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202.7% 상승했다. 같은 기준 다음으론 새빗켐이 193.1%, 지투파워가 192.2%, 유일로보틱스 169.5%, 오토앤 158.5%, 성일하이텍 146.8%, HPSP 143.6% 순으로 성과가 컸다. 지투파워와 유일로보틱스를 제외하면 모두 IT 섹터에 해당된다.

반면 위니아에이드는 공모가 대비 지난달 말 종가가 61.6%나 하락했다. 이어 레이저쎌 -57.4%, 브이씨 -55.4%, 비플라이소프트 -54.7%, 나래나노텍 -48.3%, 애드바이오텍 -46.9%, 이지트로닉스 -41.4%, 넥스트칩 -41.2% 순으로 하락세가 컸다.

IPO 기업들의 섹터별 상장일 시가 성과도 살펴보면 소재, 커뮤니케이션서비스, 산업재, IT 섹터 순으로 시가 수익률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금융과 에너지 섹터는 부진했다.

DB금융투자 유진형 연구원은 "내년에는 공모 규모가 400억원 이상인 중대형 IPO의 경우 공모가 밴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서는 추진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라며 "반면 수급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타는 소규모 IPO라면 올해와 마찬가지로 공모에 흥행하는 사례들이 자주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수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sj8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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