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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KCGI, 현대엘리베이터에 자사주 소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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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KCGI, 현대엘리베이터에 자사주 소각 압박

‘보유’만으로 주주가치 제고 어려워...악용 우려도
행동주의 펀드 KCGI(대표 강성부)가 인수한 KCGI자산운용(전 메리츠자산운용)이 20일 출범 이후 첫 행동주의 대상으로 현대엘리베이터를 지목했다. KCGI를 이끌고 있는 강성부 대표가 지난 2020년  2월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행동주의 펀드 KCGI(대표 강성부)가 인수한 KCGI자산운용(전 메리츠자산운용)이 20일 출범 이후 첫 행동주의 대상으로 현대엘리베이터를 지목했다. KCGI를 이끌고 있는 강성부 대표가 지난 2020년 2월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에 기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사주를 보유하는 것만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다.

KCGI자산운용은 22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현대엘리베이터가 공시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정책'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우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이사회 사임에 대해서는 기업 정상화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현대엘리베이터가 2.97% 규모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한 것을 두고 '우호지분 늘리기’로 해석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KCGI는 기보유 자사주의 즉시 소각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언급한 주주가치 제고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다수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면서도 소각 결정에는 인색한 편이다. 자사주를 임직원들에게 상여금 명목으로 지급하기도 한다. 이 때, 시장에 물량이 풀리면서 기업 가치에 악영향을 주는 사례도 있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악용되는 대표적인 사례는 '자사주 마법’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인적분할 과정에서 의결권이 부활된다. 분할되는 주력사 지분(신설법인)이 주요주주의 지분으로 넘어가면서 '공짜 지분 확대’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KCGI가 자사주 활용을 언급한 배경에는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11.1%)인 현대홀딩스컴퍼니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홀딩스컴퍼니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분 91.3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를 인적분할할 경우 자사주(총 10.61%)가 현정은 회장의 그룹 지배력 확대에 일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자사주 활용 문제는 제외하더라도 자사주 소각이 주주가치 제고에 더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자사주에는 배당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사주가 많을수록 1주당 배당이 확대되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우호적이다. 그러나 자사주를 소각하면 1주당 배당과 동시에 순자산가치도 늘게 된다.

이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미국 기업들의 가치가 월등히 높은 수준에서 책정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 기업은 매년 잉여현금흐름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한다. 애플의 경우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기도 한다. 그 결과 표면적으로 부채비율이 늘어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익성에 기반한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한편, KCGI는 현대엘리베이터 보통주 지분 약 3%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월 공식화 이후에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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