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한국 지배구조의 갈길]① 코리아 디스카운트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인은 지배구조

공유
0

[한국 지배구조의 갈길]① 코리아 디스카운트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인은 지배구조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12월 조현범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가 시도됐다. 조 회장의 부친인 조양래 명예회장이 백기사로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매입해 경영권을 방어했지만 조 명예회장은 200억원이 넘는 주식평가손실을 입게 됐다. 사진=한국앤컴퍼니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12월 조현범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가 시도됐다. 조 회장의 부친인 조양래 명예회장이 백기사로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매입해 경영권을 방어했지만 조 명예회장은 200억원이 넘는 주식평가손실을 입게 됐다. 사진=한국앤컴퍼니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기업지배구조를 꼽을 수 있다.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는 지배주주가 사적이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지만 지배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소액주주 권리보호 수단과 이사회 기능 등이 취약하다는 평이다.
지배주주인 오너가가 사적이익을 추구하게 되면 소액주주의 이익이 침해되고 나아가 기업가치를 훼손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기업경영에서 오너가의 이익이 우선시되면서 투명한 경영은 자리잡기 힘들고 주주환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

무엇보다 한국의 지배구조는 오너가가 적은 지분으로 기업을 지배하고 있고 오너가의 경영 대물림이 계속되면서 지배구조가 개선되기에 좀처럼 어려운 환경을 맞고 있다.

대형 사모펀드나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면서 프리미엄을 받고 주식을 매각하거나 경영권 장악이 가능한 공개매수 조건을 내걸었다 주식을 한 주도 매입하지 않고 끝내면서 내세웠던 지배구조 개선이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국기업의 잘못된 지배구조는 일반 주주들에게 손실을 가져올 위험이 클 뿐 아니라 오너가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적지 않은 손해를 입기도 한다. 경영권 분쟁이 끝난 후에는 주가가 하락하면서 일반주주들의 피해는 더욱 커지는 양상이 거듭되고 있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12월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적대적 M&A(인수합병)을 시도하자 조현범 회장의 부친인 조양래 명예회장이 백기사로 나서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매입했고 구랍 28일을 기준으로 206억원 상당의 주식평가손실을 입었다.

DB그룹은 사모펀드인 KCGI(강성부펀드)의 DB하이텍 지배구조 개선 공세에 부딪혀 구랍 28일 KCGI가 보유하고 있던 DB하이텍 주식 250만주를 1650억원에 사들였다. DB그룹이 지불한 DB하이텍 주당 매입가는 6만6000원으로 이날 종가인 5만8600원보다 12.63% 높은 가격이다.
DB하이텍은 이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고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설치해 사외이사를 각 위원회의 의장으로 선임하면서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고 공시했다.

DB하이텍은 또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등 주주환원율을 30%대로 유지하고 배당 성향을 종전 10%에서 최대 20%까지 확대하며 현재 6%대인 자사주 비중을 15%까지 확대해 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주주친화정책을 제시했다.

한국기업의 지배구조는 대형 사모펀드나 행동주의 사모펀드로부터 경영권 장악 시도가 있을 때에야 위기감 속에 행동주의 펀드가 갖고 있는 지분을 높은 가격에 사들이거나 뒤늦게 주주친화정책을 제시하는 낙후된 모습을 되풀이하고 있다.

한국기업의 낙후된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고 대형 사모펀드나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아 회사의 보유자금이나 오너가에서 갖고 있는 돈으로 경영권을 방어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