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상장한 케이쓰리아이는 공모가보다 31.9% 낮은 1만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하한가 마지노선인 30%를 넘어선 수치다.
같은날 상장한 혁신형 치료제 개발 기업 넥스트바이오메디컬도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8.3% 급락한 2만3700원에 가격에 거래를 마감했고, 21일에도 반등에 실패했다.
또 케이쓰리아이와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공모주를 배정받은 기관투자자들의 미확약 비중이 각각 94.7%(99만4119주), 87%(62만8020주)에 달해 상장 이후 잠재적인 물량 부담도 컸다.
최근 상장 당일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가운데 높은 공모가와 수급 환경 악화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케이아이쓰리의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37.1%(277만주)로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넥스트바이오메디컬도 미확약 비중이 높고, 상장 이후에도 1개월 이내 출회 가능한 물량이 10.3%에 달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새내기주들이 많아지면서 투자자들은 공모주 투자에 신중해야 할 전망이다.
먼저 이달 12일 상장한 뱅크웨어글로벌은 상장 첫날 1.6%하락한 1만5750원에 거래를 마쳤고 21일도 하락 마감하면서 상장 후 7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상장한 이노스페이스와 엑셀세라퓨틱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각각 20.4%, 16.7% 하락한 3만4550원, 8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규 상장된 이 기업들은 모두 기술상장특례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기술상장특례제도는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높은 성장성을 가진 회사가 증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 주는 것이다.
기술성과 성장성이 높은 유망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지만 성장성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적지 않다.
한편 상장일 가격제한폭이 늘어난 효과로 인해 올 상반기에는 31개 새내기주의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우진엔텍과 현대힘스 등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배 상승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상장한 기업들이 공모가를 밑돌자 공모주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종목토론방에서는 기술특례상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투자자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과열됐던 공모주 시장이 악화된 수급 환경 속에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공모가 기준으로 상장일 단기 차익을 노리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는 시장이 정상화되어가는 과정으로 오히려 종목 선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통상 신규 상장 기업의 경우 가치주보다는 성장주의 비중이 높다"며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환경이라면 성장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최근 투자심리는 우호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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