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지만, 삼성증권은 일시적인 부진을 겪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 500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3.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4,059억 원으로 103.2% 늘었다. 해외법인 세전이익이 1,061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 성장에 기여했고, 자산관리(WM) 부문 고객자산은 533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투자목적자산의 평가이익과 운용손익 확대도 실적 호조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트레이딩 부문에서만 분기 4000억 원이 넘는 운용손익을 기록해 수익 구조가 한층 견고해졌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이 하반기에도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호실적은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잔고 확대, 기업금융(IB) 부문의 고른 성장 덕분이다. 자산관리 잔고는 67조 원에서 76조 원으로 늘었고, IPO와 유상증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증권가에서는 연간 2조 원대 영업이익 달성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삼성증권은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 30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9.0% 감소했다. 순이익도 2346억 원으로 9.0% 줄었다. 매출은 4조5667억 원으로 48.7% 증가했지만, IPO 일정 연기 영향으로 수익성이 둔화됐다.
삼성증권의 WM 부문은 호조세를 보였다. 1억 원 이상 고액자산가 고객 수는 분기 대비 4만 명 증가한 30만5000 명을 기록했고, 고객 총자산은 356조 원으로 15.5% 늘었다. 그러나 IB 부문에서 대형 IPO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 하반기에는 IPO 재개와 구조화금융 확대를 통한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증권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거래대금 증가와 금리 인하 기대,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이 업종 전반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사업 비중이 높은 증권사일수록 실적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2분기 실적 발표는 대형 증권사 간 전략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해외·IB·자산관리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이며 수익성을 높인 반면, 삼성증권은 특정 부문 부진이 전체 실적을 제약했다. 하반기에는 IPO 시장 회복 여부가 성패를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상반기 전반적인 영업활동은 양호했으나 당사가 주관한 일부 대형 IPO딜들의 일정이 연기된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로는 실적이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삼성증권의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반기 삼성증권의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대비 15.1% 늘어난 4467억 원이다.
삼성증권의 하반기 실적 반등을 이끌 주역으로는 IB 부문이 꼽힌다. 삼성증권이 주관하는 중대형급 기업들이 IPO를 위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예비심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의 상장이 완료될 전망이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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