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연대, 하루 만에 주주 853명 탄원서 동참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상장 시도는 지난 7월 '주주 충실 의무'를 규정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첫 대기업발 중복상장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에식스솔루션즈는 어떤 회사인가?
LS가 2008년 인수한 에식스솔루션즈는 1930년에 설립된 미국 전선 회사다. 전기차 구동모터용 고출력 특수 권선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테슬라와 토요타 등 글로벌 전기차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3조4455억원, 영업이익 549억원을 달성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와 미국 내 변압기의 약 70%가 교체 시점에 도달함에 따라 변압기용 특수 권선(CTC)의 주문이 급증해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이에 북미 공장의 CTC 제조시설에 생산라인 2기를 추가 설치하고 3500t(톤)수준의 생산능력(CAPA)을 2030년까지 1만t으로 늘려 186%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 '반발'
13일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Act)에 따르면, 이들은 에식스솔루션즈의 IPO 추진 소식에 즉각 대응하며 소액주주 결집에 나섰다. 액트는 지난 10일부터 한국거래소에 제출할 탄원서의 전자서명을 시작했으며, 하루 만에 소액주주 853명(지분 0.75%, 약 478억 원 규모)이 서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액트 측은 "기존 LS 주주들은 미래 성장성이 제거된 주식만 들고 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에식스솔루션즈의 IPO가 이뤄지면 LS가 보유한 에식스 지분 가치가 희석돼 모회사 주주가치가 훼손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잠재적 투자자들에게는 에식스솔루션즈를 '글로벌 1위, 2조 원 이상 가치' 등으로 홍보하면서, 기존 LS 주주들에게는 '핵심 사업이 아니라 문제없다'는 식으로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이번 상장은 중복상장을 제한하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취지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행위"라며 거래소의 공정한 판단을 촉구했다.
■ LS 측 "물적분할과 달라... 투자금 확보 유일 방법"
LS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과거 문제가 됐던 '물적분할 후 중복상장'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에식스솔루션즈가 나스닥에 상장됐던 해외 기업을 인수한 후 재상장하는 것이어서 이전 사례와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SK엔무브,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올해 IPO가 예상됐던 대기업 계열사들이 중복상장 자제 분위기에 따라 상장을 철회하거나 보류한 상황에서, LS의 이번 강행이 주식시장 활황에 찬물을 끼얹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S 관계자는 “에식스솔루션즈는 전 세계 11개국에 법인을 보유한 글로벌 1위 권선 기업으로 전기차와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거래소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코스피 상장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에식스솔루션즈를 중복상장 사례로 보고 IPO 예비상장심사를 더 엄격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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