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급락…대외 변수 취약성 재부각
사진=AI 생성 이미지 코스피 9000선을 향해가던 국내 증시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국내 증시의 복병으로 등장한 모습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8.29%, 9.08% 내린채 거래를 마치며 '검은 월요일'을 연출했다.
이날 지수 급락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이끌어온 반도체 중심의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동안 시장에서는 증시와 외환시장 간 탈동조화가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은 1490.98원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1596.8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평균 환율 역시 1477.06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18조원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됐던 2~3월 대규모 매도에 나선 데 이어 5월에도 44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도 매도 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한 상승장이 불러올 부작용이다. 과거 강세장에서는 금융·자동차·화학·철강 등 다양한 업종으로 자금이 확산되며 시장 전반이 상승했지만, 현재는 반도체와 AI 관련 종목에 수급이 집중되는 '좁은 폭 강세장(Narrow Rally)' 양상이 뚜렷하다.
반도체 대형주가 흔들릴 경우 국내 증시의 변동폭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환율을 하반기 증시의 핵심 변수로 꼽는 배경이기도 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가 오르는데 통화 가치가 강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는 의미"라며 "하반기 국내 증시의 진짜 시험대는 원·달러 환율 안정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반기 환율 안정을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중동 리스크가 완화되고 외국인 수급이 안정될 경우 환율이 1400원대로 내려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역시 투자 과잉이나 수요 급감과 같은 전조 현상도 나타나지 않다는 분석이다.
IM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황 호황에도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에 따른 달러 수급 불안이 환율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반도체 주가 조정이 버블 논란을 다시 불러오고 있지만 아직 버블 붕괴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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