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부양 기조와 맞물려 서비스 개시 속도
해외 투기성 자금 유입시 '증시 변동성 확대' 우려도
해외 투기성 자금 유입시 '증시 변동성 확대' 우려도
이미지 확대보기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을 시작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외국인통합계좌 인프라 구축 및 서비스 준비에 한창이다.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는 외국인 개인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별도 계좌를 만들 필요 없이 해외 증권사 명의의 통합계좌를 통해 국내 주식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16년 첫 도입 당시에는 '매매 즉시(T+2일 이내) 최종 투자자의 인적 사항과 거래 내역을 한국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는 조항 탓에 증권사들 사이에서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023년 말 외국인 투자등록제가 31년 만에 폐지되고 정부 당국의 국내 증시 부양 기조와 맞물려 증권사들도 속속 서비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 서비스는 하나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외인 리테일 자금 유입 경로를 선점하는 모양새다.
이후 삼성증권은 지난 5월 글로벌 고객 계좌 약 460만 개를 보유한 미국의 초대형 온라인 브로커인 인터랙티브브로커스(IBKR)와 손잡고 외국인통합계좌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달에는 싱가포르 리딩 금융그룹 DBS와 글로벌 자산관리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달 싱가포르 UOB케이히안과 손잡아 동남아 시장 선점에 나섰다. 지난달 ‘미래에셋 3.0’ 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 투자 플랫폼 ‘MAPS(Mirae Asset Portfolio Service)’를 홍콩 시장에 소개하기도 했다.
후발 주자간 경쟁도 치열하다. 메리츠증권은 미국의 대표적인 주식 거래 플랫폼 위불(Webull)과 협력해 연내 시스템 오픈을 준비 중이다.
대신증권은 미국 브로커-딜러이자 자체 청산(Self-clearing) 자격을 갖춘 알파카와 크로스보더 비즈니스 MOU를 체결하고 국내 기관 및 개인투자자를 위한 미국주식 중개 서비스 지원을 비롯해 다양한 크로스보더 금융서비스 협력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외국인통합계좌 서비스 개설이 단순 신규 수익 창출을 넘어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 발맞추려는 행보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기조에 부합하면서도 ‘해외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 통로를 먼저 개통하는 쪽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통합계좌 서비스 활성화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로 유입된다는 측면에서 국내증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 결을 맞춰 선진 증시에 걸맞는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함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 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이 한국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노린 단기 테마성 매매나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될 경우 오히려 증시의 변동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레버리지 상품의 폐해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해외 투기성 자금까지 들어오면 국내 증시가 더욱 요동칠 수 있다”며 “단순히 외국인 자금의 유입을 넘어 해외 현지 파트너 증권사들과 협력해 투기성 거래를 사전 차단하는 시스템도 함께 구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서재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bce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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