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박현주 "반도체 생산기반 지켜야"…美 투자 압박에 소신 발언

글로벌이코노믹

박현주 "반도체 생산기반 지켜야"…美 투자 압박에 소신 발언

미국 투자 압박에도 "HBM 경쟁력 활용해 협상력 높여야"
산업 생태계·세수 확대 기회…"공급과잉 와도 투자 지속"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미국의 대미 투자 압박 속에서도 반도체 생산 기반만큼은 국내에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미국의 대미 투자 압박 속에서도 반도체 생산 기반만큼은 국내에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GSO)가 미국의 대미 투자 압박 속에서도 반도체 생산 기반만큼은 국내에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산업에서 한국 반도체가 차지하는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하면 미국의 통상 압박에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박 회장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지털엑스 임직원 상견례에서 미국 투자를 확대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반도체는 하면 안 된다고 본다. 반도체는 한국에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반도체가 에브리띵(everything)"이라며 "그래서 한국에 지어야 한다. 방산, 에너지 이런 건 오케이지만 반도체는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관세와 투자 압박에 대해서도 한국이 지나치게 수세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진단했다. 한국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확보한 경쟁력이 미국의 AI 산업에도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박 회장은 "미국이 나는 한국에 관세를 세게 못 할 것으로 본다"며 "반도체 HBM 없이는 엔비디아, 빅테크가 안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미국과의 협상에서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미 투자가 불가피하더라도 업종별로 우선순위를 달리해 핵심 전략산업의 국내 생산능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회장은 현재의 대미 투자 압박을 외환위기 당시 경험과 연결해 설명했다. 그는 "IMF의 레슨이다. 가슴 아팠는데 지금 IMF 그때 상황이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며 "더 투자를 해야 되고, 공급과잉이 와도 치킨게임을 해야 되고 그게 전략인 것"이라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기업과 금융자산이 저평가된 상태에서 외국 자본에 넘어간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게 박 회장의 문제의식이다.
그는 당시 한국이 자본시장을 개방하면서 국내 우량기업을 외국인이 낮은 가격에 사들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우리는 제조업은 좋은데 금융을 보는 시각은 너무 안일했다"며 "우리나라는 자본자유화를 너무 일찍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 현대차를 한국 사람들이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줬어야 했다"며 "지금도 그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나는 소득과 세수 역시 한국 경제의 구조를 바꿀 기회로 평가했다. 박 회장은 "100조원의 세금이 새로 걷히는 것은 한국 역사상 일어난 적이 없는 것"이라며 "5년만 지속돼도 500조원이 더 유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는 어마어마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금 35세인 여기 직원들의 삶이 나중에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 효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에만 머물지 않을 것으로도 내다봤다. 박 회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만 오르겠느냐"며 "기계, 전공정, 후공정이 좋아지고 팹리스가 좋아지고 클러스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